자유를 찾아 4,000마일 길에 나선 탈출자들. 미국인(에드 해리스 왼쪽부터)과 야누스(짐 스터지스) 및 소련강도(콜린 패럴).
★★★ (5개 만점)
자유찾아 4천마일 포로 4인의 천신만고 여정
자연의 파노라마 화려한 영상
인물성격·개별 특징 등 빈약
혹한 속 시베리아의 포로수용소를 탈출해 자유를 찾아 무려 4,000마일을 걸어 인도까지 간 4명의 포로들의 대장정과 그들이 겪은 온갖 악조건을 장황하게 묘사한 드라마다. 설원과 숲과 얼어붙은 강과 초원과 사막 등 장려한 자연경관을 찍은 촬영이 특히 돋보이는 영화인데 내용은 이에 비해 빈약하다.
그것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자연풍경과 포로들이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또 계곡과 평원과 사막을 지나면서 겪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 그리고 이들의 신체가 경험하는 여러 가지 상처와 불상사 등은 자세히 묘사하는 반면 인물들의 성격이나 개별적 특징은 등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객은 이들이 2시간이 넘게 길고 긴 여행을 하는 과정을 함께 따라 가면서 지치게 되는데 이들의 여정서 특별한 극적 일들도 일어나지 않아 영화가 다소 지루하지만 이름 있는 배우들의 무던한 연기와 함께 경치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볼만은 하다. 호주의 명감독 피터 위어가 7년간의 공백 끝에 만든 영화치곤 아쉬운 점이 많다.
영화는 1939년 소련이 점령한 폴란드에서 시작된다. 소련군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한 야누스(짐 스터지스)는 스파이 혐의로 한 겨울 시베리아의 포로수용소에 갇힌다.
수용소는 완전히 지옥과 같은 곳으로 포로들뿐만 아니라 온갖 흉악범들도 갇혀 있다, 이 흉악범의 대표자가 눈 하나 깜짝 않고 살인을 하는 소련 강도(콜린 패럴).
두고 온 아내와 집을 못 잊는 야누스는 지옥과도 같은 수용소에서 죽느니 차라리 자유를 찾아가다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갈 치밀한 탈출 계획을 짠다. 혼자서는 이 일이 불가능해 야누스는 자기 외에 6명의 동지를 규합하는데 거기에 소련 강도와 과묵하고 실제적인 미국인(에드 해리스)과 함께 나머지 포로들이 합류한다.
여기서부터 이 다국적 탈출자들의 기나 긴 행보가 계속되는데 폭설이 몰아치는 시베리아에서부터 시작해 모기들이 들끓는 호수와 만리장성과 고비사막과 티벳 그리고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까지 가는 과정이 상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이들이 혹한과 혹서 속에서 탈수와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는 모습이 마치 고통 길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는 것 같다.
야누스를 비롯한 탈출자들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생존술을 사용해 끈질기게 걷고, 걷고 또 걷는데 이들이 소련 땅을 벗어날 지점에 이르렀을 때 긴 여정 동안 악인에서 거의 착한 사람으로 변한 소련 강도는 자기 땅에 남는다.
이들 남자들의 무리 틈에 끼어드는 것이 폴란드 소녀(셔시 로난). 미국 남자는 처음에 연약한 소녀를 무리에 합류시키면 길이 늦어진다고 반대하나 인도주의자요 팀 리더인 야누스의 주장대로 소녀도 여정에 동참한다. 그리고 소녀는 그 과정서 이 탈출자 가족들로부터 딸처럼 사랑을 받게 된다. 죽음의 여정을 지나 인도에 도착한 사람은 단 세 명.
PG-13.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