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친구들에게
2010-12-14 (화) 12:00:00
와! 첫 눈이 내렸다. 동네 아이들과 강아지들이 이리딩굴 저리딩굴 좋아라 눈밭에서 뛰놀던 옛날 생각이 난다. 한데 요즘은 그리 기쁘지만은 않으니 세월이 가는 만큼 낭만적이지 못하고 감정이 무뎌진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40대 후반에 미국으로 이민와 바쁘게 살던 겨울이 생각난다. 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다. 매일 새벽별 보기 운동이라도 하듯이 새벽에 일을 나가는데 하루는 고속도로로 진입하는데 앞차가 별안간 급브레이크를 잡았다. 차가 빙 돌았다. 다행히 뒤차도 나와 같이 돌았지만 충돌 사고는 없어 차나 사람이 안 다쳐서 하느님께 감사했다.
미국생활 20여 년에 그런 일이 서너 번 있다 보니 눈 오는 게 그리 반갑지가 않다. 그리고 눈 오고난 후가 또 문제이다. 젊을 땐 눈치는 일이 그리 힘이 덜 들었는데 이제 고희를 넘기다 보니 그 많은 눈 치우고 나면 며칠 몸이 결리고 아프다.
옆집이 눈을 치우고 차가 빠져 나갈 길을 만드는데 게으름 피울 수는 없어 팔 걷고 나서면 며칠 낑낑 댄다.
젊은 아들 며느리는 일 나가니 어쩔 수 없고 그래서인지 눈 오는 게 반갑지만은 아닌 생각이 든다. 옛날 젊어선 눈 오는 날 친구 팔짱끼고 무드잡고 흥얼흥얼 거리며 눈길 걸었던 옛날이 많이 생각난다. 이젠 이곳 친구들도 동감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보 친구님들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면 건강에 주의 하는 것 기정사실인데 자주 보이던 분이 며칠 안 보이면 뭔 일 난겁니다. 마음만 앞세워 눈이 좋아라 첨벙첨벙 하지 말고 우리 몸 사립시다.
그래야 내년 봄에 봄나들이 갈 거 아닙니까. 첫눈이 오니 노파심이 들어 몇 자 적어 보았다. 노인네 친구들이여 집에만 있지 말고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