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영희 선생님을 추도하며

2010-12-06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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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원 락빌, MD

아! 선생님! 지금 어디로 가십니까! 지금은 선생님이 부정(不正)을 보고 부정(否定)못하는 사회와 정치를 질타하신 지난 40여년보다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암울한 시대의 고민을 선생님의 고민으로 생각하시고 정치와 사회 모든 곳에 진정한 자유인으로 온 생을 불사르신 선생님! 지금 어디로 가십니까.
아직도 선생님의 말씀은 극복 되지 못하고 사회와 정치 집단들의 구석구석까지 필요한 지금 선생님은 홀연히 어떻게 이렇게 떠나십니까.
선생님은 늘 곡학아세(曲學阿世)하는 언론과 종교 지식인들을 생각하시며 편치않은 마음이셨습니다. 평생을 두고 책임지지 않는 지식인들을 질책하시고 극우의 폭력을 옹호하는 종교를 용서치 아니하시고 오늘보다 더 암담해질 내일을 항상 걱정하셨던 선생님은 패륜적이고도 야만적인 군사정치권력에 의해서 의식화의 원흉으로 체포되어 모진 고문과 길고긴 옥고의 후유증로 인한 뇌출혈 증상으로 선생님은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창 넘어 수리산을 보시면서 방한중 찾아뵌 저희 내외에게 이제는 희망을 놨다고 쓸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도 한가닥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시며 오늘보다 항상 내일을 걱정하셨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사회와 정치는 상류와 하류가 갈등하고 국가와 민족은 외나무다리에서 마주보고 있습니다. 몇십년전 ‘의식화 원흉’이셨던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한 지금 허무하게 선생님은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일찍이 서화담이 제집을 찾듯이 돌아가는것이 죽음이라고 했지만 그저 분하고 슬픈 뿐 이제 모두 한가닥 희망마저 사라진듯 합니다
선생님은 8.15 해방소식을 듣고 그 당시 지식인들은 나라가 망했다고 엉엉 울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 개인적으로는 나라와도 바꿀수 없는 선생님의 서거 소식에 그저 엉엉 울고 싶을뿐입니다. 선생님! 오늘보다 더 암담해질 내일을 두고 어디로 가십니까. 만년필로 그렇게 힘차게 꾹꾹 눌러쓰시던 옥서(玉書)도 저에게 마지막 보내주신 편지는 지렁이가 기어가는듯하여 눈물을 쏟았습니다.
선생님! 저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 가신곳을! 가신 곳이 어디인지 계신 그곳에서 못다하신 희망을 가져 보십시오. 언젠가는 선생님 말씀이 극복되어 진정한 민주주의, 진정한 통일, 진정한 양심의 사회,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를 가 계신 그곳에서도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죽는 날까지 희망을 놓지 않겠습니다.
저는 오늘 붉은 만장을 들고 선생님의 뜻을 기려 울면서 울면서 옷깃을 여미고 또 여밉니다. 진정한 자유속에서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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