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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과목 수준 에세이 중요성 더 커져

2010-11-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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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과목 수준 에세이 중요성 더 커져

대학 입학사정에서 지원자가 고등학교 때 택한 과목의 수준과 에세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입학사정에서 지원자들이 고교 때 택한 과목들의 수준과 에세이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 반면에 추천서와 클래스 랭크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학생들의 대입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상당수 대학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갈수록 대입 원서접수 건수가 늘어나면서 손쉽게 A를 받을 목적으로 쉬운 과목만 택하고 에세이를 표절하는 부정행위를 일삼는 지원자들을 가려내 탈락시키는데 목적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하버드, 스탠포드 등 일부 명문 사립대학의 경우 허위 입학서류를 제출해 입학허가를 받아낸 한 지원자의 사례를 교훈삼아 이 같은 불상사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모든 입학원서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작업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학 입학사정 절차와 관련, 8가지 달라진 점들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원서마감일 앞당기는 추세, 사정관 검토시간 줄어
추천서 클래스 랭크 비중 줄이고 에세이 내용 꼼꼼히 검토
입학원서 허위작성 사례 늘어 사실여부 확인 크게 강화


1. 줄어든 원서 검토시간 - 미국 대학 입학카운슬러협회(NACAC)의 최근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미국 내 대학의 입학사정관 한명 당 514개의 입학원서를 책임지고 검토했다. 올 들어 대학별로 접수하는 입학원서가 급증하면서 입학사정관 한 명이 검토하는 원서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주에 있는 빙햄턴 대학이 고용한 15명의 입학사정관이 들여다봐야 하는 원서만 3만개에 달할 정도로 대학마다 검토 대상 원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존스 합킨스, 클레어몬트 핏처 칼리지 등 명문 사립대학에서도 입학원서 한 개를 훑어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에 불과하다.

2. 앞당겨진 원서 마감일 - 대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마다 조기전형 지원자가 넘쳐나고 있다.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의 경우 조기전형 지원자수가 2009년 보다 25%가 늘었다. 또한 많은 공립대학들은 입학사정관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입학원서들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앞 다퉈 원서마감일을 앞당기는 추세다.

3. 추천서의 중요성 감소 - 고등학교 교사들과 카운슬러들은 대학 입시철이 되면 많은 학생들로부터 추천서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추천서를 받아들고 울상을 짓기도 한다.

NACAC에 따르면 입학사정에서 추천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고 밝힌 대학은 2007년의 17%에서 올해에는 21%로 늘어나 추천서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워싱턴 주립대학의 필립 발린저 입학처장은 “전체 추천서의 98%는 입학원서에 첨부된 내용의 복사본이나 다름없다”며 대학 측이 추천서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음을 시사했다.

4. 클래스 랭크 비중도 줄어 - 많은 고등학교들이 재학생들에게 클래스 랭크를 부여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면서 자연스럽게 입학 사정에서 클래스 랭크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NACAC에 따르면 2003년 클래스가 랭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대학은 전체의 42%에 달했으나 2009년에는 수치가 15%로 낮아졌다.

5. 택한 과목 수준의 중요성은 ↑ - 고등학교 때 AP, 아너스 등 어려운 클래스를 많이 택할수록 대학생활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대학들이 쉬운 과목만 택해 A를 받는 학생들의 입학을 거절하고 있다.


도전적인 과목을 택하는 정면승부를 통해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들을 더욱 높이 평가한다는 얘기다. 마리스트 칼리지의 켄트 라인하트 입학사정관은 “터프한 과목을 택해 B를 받는 학생이 쉬운 클래스에서 A를 받는 학생보다 낫다”고 밝혔다.

6. 에세이도 면밀히 검토 - 들어가기 어려운 명문 사립대일수록 에세이를 중요하게 여긴다. 2009년 에세이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본다는 대학은 전체의 26%에 달해 1993년도의 14% 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7. 12학년 성적도 고려대상 - 많은 학생들이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은 후 12학년 성적을 망쳐버리는 ‘함정’에 빠지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다. 12학년 때 나쁜 성적을 받으면 합격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8. 입학원서 사실여부 확인 강화 - 입학원서를 허위로 작성해 하버드와 스탠포드 대학에 합격한 아담 휠러 사건을 계기로 두 대학을 포함해 많은 대학들이 지원자들의 원서를 더욱 꼼꼼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한 에세이의 표절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컴퓨터 소프트웨어인 ‘터니틴’(Turnitin) 사용이 대학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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