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격(國格)과 내면의 멋

2010-11-0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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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세세한 것까지 챙기고 있다,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보도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정상회의장을 직접 방문해 음향장치에서 소파에 이르기까지 행사 준비상황을 점검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행사장의 한 모퉁이를 장식한 대형 화분도 바뀌었다. 용(龍)이 그려져 있는 화분을 서양 사람들이 볼 때 중국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백자나 청자로 교체하라고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전시된 꽃꽂이도 과연 한국형 꽃꽂인지 묻기까지 했다. 하여튼 외국 손님들의 방문을 앞두고 세심한 배려를 하면서 또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15일자는 ‘아시아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기적’(Asia’s Latest Miracl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정상회의장을 둘러본 대통령의 동선(動線)이 보도된 날 한국의 주요 신문 인터넷 판에 일제히 뜬 기사다.

“30년 전 말레시아나 멕시코보다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이 이 나라들보다 두 배 이상 국민 소득이 높은 나라로 발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잘 대처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 경제 성장률은 6%에 이른다.”

한국을 ‘혁신자’(innovator)로 격찬한 타임지 기사를 여과 없이 인용해 보도하면서 월스트릿 저널 등 다른 외국 언론의 한국 경제의 발전상을 소개하는 보도도 발췌해 전하고 있다.

그 보도 행간 행간에서는 뭔가 상당히 흐뭇한 만족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한국을 잘 보고 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 같다.

관련해 한 가지 질문이 새삼 떠올려진다. 그것은 꽤나 오래된 질문으로, 외국인들, 그 중에서도 서양인들은 한국을 어떻게 볼까 하는 것이다.

‘빨리 빨리’의 나라다. 상당히 분주하다. 한국에 꽤 오랫동안 살고 있는 한 독일인 교수의 한국인관이다. 그 ‘빨리 빨리’의 문화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본 것은 아니다. 그것이 어쩌면 ‘한국의 기적’을 가져온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뭔가 콤플렉스에 젖어 있는 것 같다. 그가 지적하는 한국인의 또 다른 얼굴이다. 행사를 주최하면서 외국인이 한두 명 참가하면 ‘국제’나 ‘전 세계’를 붙이기 좋아한다. 그리고 서울의 거리 간판은 영어일색이다. 이런 것들은 그 콤플렉스의 반증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무엇이 그러면 외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에 열광하게 할까. 한류(韓流)를 파고 든 한 외국인 전문가의 말이 그 답이 될 것 같다. “외국인 시청자는 생각지도 않았다. 오직 한국인 시청자들만 염두에 두고 만든 치열한 작품이다. 그 작품에 외국인들도 빠져들고 있다.”

멋쟁이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외적인 멋도 그렇지만 내면의 멋은 더더욱 그렇다. G20 의장국으로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한국이다. 그러니 이제는 그 내면을 더 소중히 가꾸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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