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의원 선거전 과열 치닫는다

2010-10-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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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후보 푯말 사라지고 인신공격 비방도 나돌아

시의원 선거전 과열 치닫는다

라팔마 시의원에 출마한 스티브 황보 후보가 푯말이 분실된 곳에 지난 2008년 사용했던 푯말을 설치하고 있다.

롤랜드 지·밀러 오 등
우세한 후보 피해 많아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OC 시의원 선거에 나선 한인 후보들의 푯말이 최근 들어 대거 없어지고 인신 공격적인 비방이 인터넷 블로그에 오르는 등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풀러튼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롤랜드 지 후보는 자신을 비방하는 세력으로부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역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 ‘풀러튼스 퓨처’는 “지 후보가 이 지역에서 거주한 기간이 3년밖에 안 됐다. 그는 정치적인 야망을 위해 갑자기 나타난 후보”(A candidate pops up out of nowhere looking for a political future)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9월 말에는 한 단체가 풀러튼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 후보가 한인이라는 것을 아느냐’ ‘지 후보가 이 지역 한인마켓 운영인이라는 것을 아느냐’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펼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 후보의 푯말 1,000개 중 500개만이 남았을 정도로 상당한 양이 분실됐으며 일부지역에는 지 후보 푯말 옆에 ‘Bad Chi’라는 푯말이 붙기도 했다.

또 부에나팍 시의원 선거에 나서는 밀러 오 후보의 경우 이제까지 없어진 푯말이 최소 213개나 된다. 교차로에 붙여 놓는 대형 푯말(4×8피트) 13개가 없어졌고 뜰 앞에 붙여 놓는 소형 푯말(14×28인치)의 경우 200개 이상이 없어졌다. 손해액만 2,000달러가 넘는다.

밀러 오 후보는 “선거라는 것에 처음 나가봤지만 설마 미국에서의 선거전이 이럴 줄은 몰랐다”며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현재 캠페인을 잘 펼치고 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 후보의 상대 진영 측은 최근 그의 거주지 및 부에나팍 비즈니스 라이선스가 문제 있음을 거론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19개월 전에 이곳으로 이주했고 비즈니스도 지난 2007년부터 이 지역에서 운영해 왔다”며 “이미 시의회에서 이를 증명했다. 상대방의 흑백선전 공세를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라팔마 시의원 선거에 나서는 스티브 황보 후보의 경우 이번 선거를 위해 제작한 총 350개의 푯말 중 15~20%가 분실됐다. 황보 후보는 올 선거 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푯말이 다 떨어져 지난 2008년 선거 캠페인 때 제작한 푯말을 분실된 곳에 다시 꼽고 있다.

황보 후보는 “보통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이 선거 막판에 이런 사례를 경험한다”며 “좋은 사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04년 선거에서 당선한 한 후보는 붙여 놓은 사인 250개 중 10개만이 남았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 후보들의 푯말이 없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박재홍 변호사는 “선거 때 푯말을 훔치는 행위는 절도혐의로 간주되어 상황에 따라서 최소 벌금형에서부터 실형에까지 처해질 수 있다”며 “거리에 있는 푯말을 함부로 가져가거나 뽑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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