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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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웍 (The Social Network)

2010-10-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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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네트웍 사이트 창안에 얽힌 이야기

★★★½ (5개 만점)


“페이스북, 대히트 할줄 알았어”

너드형 하버드대생으로 컴퓨터 천재인 마크 저커버그가 어떻게 우연히 현재 전 세계에서 6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자산 규모 60억달러짜리 친목 네트웍인 페이스북을 창안하게 되었는가를 분석한 속도감 있고 구성이 탄탄한 드라마다.


법정 드라마의 형식 속에 페이스북 창안에 관계된 젊은이들 간의 창조적 욕망과 탐욕과 이익 다툼 그리고 배신과 자존심의 대결 등을 유려하게 묘사한 시의에 맞는 영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대사 위주로 진행된다.

내용과 연기와 뚜렷한 인물 묘사 그리고 지적인 대사와 확실하고 동력감 있는 연출 및 촬영 등 여러 면에서 훌륭한 영화이지만 컴퓨터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무미건조한 영화가 될 수도 있다.

2003년 가을. 처음에 인파로 바글대는 하버드대생들의 단골 술집에서 마크(제시 아이젠버그)와 그의 애인 일레인(루니 마라)이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근 5분 이상 계속된 이 장면에서부터 영화는 수많은 대사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일레인은 독선적인 마크를 차 버린다.

천재지만 반사회적이요 냉소적인 마크는 홧김에 학교 학생들의 신상명세와 사진을 담은 사이트를 해킹해 일레인에 대해 못할 험담과 모욕적 언사를 퍼부은 뒤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이것이 삽시간에 전 학교로 전파된다. 그리고 마크는 학교 당국에 의해 징계를 받는다.

한편 마크의 컴퓨터 능력을 간파한 거부의 아들들로 일란성 쌍둥이인 타일러와 캐메론 윙클보스(아미 해머)와 둘의 친구 디비아(막스 밍겔라)는 마크에게 자신들이 구상 중인 학생 네트웍 사이트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

마크는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자기 나름대로 응용해 사이트를 만드는데 이것이 페이스북(처음에는 더 페이스북)의 시초가 된다. 마크의 사이트 개발을 돕는 사람이 돈 많고 사교적인 비즈니스 전공의 에두아르도 사베린(앤드루 가필드).

그런데 윙클보스 형제와 후에 마크로부터 배신당한 에두아르도가 각기 마크를 상대로 아이디어 도용과 페이스북의 지분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영화는 양측 변호사의 공방전과 함께 여기서 얘기되는 내용이 교차적으로 묘사된다.


한편 마크의 웹사이트가 하버드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마크는 일약 교내 영웅이 되는데 이 사이트가 예일과 스탠포드에까지 전파되면서 웹 사업가 션 파커(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눈에 띈다. 그리고 션은 캘리포니아로 거처를 옮긴 마크의 후원자가 되어 지금의 페이스북의 기반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마크와 션은 에두아르도를 따돌린다. 마크는 미국 최초의 20대 억만장자다.

영화에는 마라 외에 에두아르도의 애인으로 브렌다 송이 나오지만 이 영화는 철저히 남자 위주의 영화다. 그 동안 소년티를 벗어나지 못했던 아이젠버그가 속사로 대사를 구사하면서 경탄할 만한 연기를 한다. 그의 성인식과도 같은 영화다. 데이빗 감독. PG-13. Sony.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마크 저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왼쪽서 세 번째)가 하버드 컴퓨터를 해킹하는 것을 친구들이 보고 있다. 맨 왼쪽이 마크의 물주인 에두아르도(앤드루 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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