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미국 항공업계 측 요구를 반영해 멕시코시티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AICM) 항공기 이착륙 횟수(슬롯)를 재조정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항공사들이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 항공사들에 슬롯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며 "이미 슬롯 배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멕시코가 항공협정을 위반했다'면서 멕시코 항공사들의 미국행 노선 승인을 취소하기로 하는 등 항공 운항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압박 조처와 관련돼 있다.
앞서 지난달 말 미 교통부는 2022년부터 미국 항공편의 슬롯을 취소하고 화물 항공편을 멕시코시티 외곽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AIFA)으로 강제 이전하는 등의 멕시코 측 항공협정 위반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산타루시아 공군기지에 활주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2022년 3월 개항한 펠리페 앙헬레스 신공항은 멕시코주(州) 숨팡고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내외부 환경은 쾌적하지만, 멕시코시티에서 1시간가량 떨어져 있다는 접근성 문제로 이용객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멕시코 정부는 2개 공항 연결성을 강화하는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한편 항공수요 분산을 위해 화물 항공편 이착륙을 펠리페 앙헬레스 신공항으로 편성하는 방향의 정책을 펴 왔다.
이에 대해 미국 화물 항공사 측에서는 "멕시코 당국의 불합리한 처사"라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하며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엘피난시에로는 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공항과 펠리페 앙헬레스 공항은 단일 공항 시스템의 일부로, 우리는 양쪽 공항을 균형감 있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슬롯 등 배분 과정에 불공정 문제를 제기할 만한 사안이 내포돼 있지 않다"라고 피력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 측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런 사정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펠리페 앙헬레스 신공항에서의 통관 관련 사항에 대한 개선 사항도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