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딱한 홈리스들에 더 큰 관심을”

2010-10-0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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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루미네이션 재단’ 폴 조 디렉터

3년전 단촐하게 시작
170만달러 규모 확장
가족들 위한 셸터 제공


한 한인이 시작한 홈리스 봉사단체가 창립 3년 만에 연 1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자랑하는 단체로 거듭나 화제다.

어바인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일루미네이션 재단’의 폴 조(49·한국명 성민) 디렉터는 지난 2007년 말에 재단을 창립해 현재 24명의 풀타임 직원에 1년 예산 170만달러의 비영리단체로 키웠다. 창립 당시 수명의 자원봉사자들로 시작된 이 단체는 오렌지카운티 정부는 물론, ‘퍼시픽 라이프’ 등의 대기업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현재 활동 중이다.


조 디렉터는 “우연히 미국인 지인과 함께 샌타애나의 한 셸터에서 지내는 홈리스 아이들을 보고 단체 결성을 결심했다”며 “많은 홈리스 남성들은 자신의 ‘라이프 초이스’로 그런 삶을 택하지만 홈리스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 갑자기 찾아온 경제위기로 인해 졸지에 삶이 거리로 쫓겨난 가정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일루미네이션 재단은 어바인, 코스타메사, 애나하임에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어바인 본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텔을 이용해 홈리스 가족들만을 위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가족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고 아이들의 교육 및 성인들의 직장을 찾아주는 일, 가족 카운슬링을 위해서다.

조 디렉터는 “현재 오렌지카운티 내 홈리스 셸터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다 셸터 환경도 좋지 않다”며 “경제위기로 인해 모텔 내 공실이 많다. 총 35개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 이곳에서 홈리스 가족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년 가까이 일루미네이션 재단을 통해 도움을 받아 자립한 가족들만 170여가족. 358명의 아동들과 253명의 홈리스 성인들이 거쳐 갔다. 이중 75가족은 완전 자립에 성공했다.

현재 재단 측이 돌보고 있는 34가족 중 성인 47%가 재단 도움으로 직장을 가지게 됐으며 21%는 학업을 연장하고 있다. 74%의 아동들도 학교에 진학했다.

이 중 한인 가족도 2가정이 있다. 아이들만 4명인 한 한인 가족은 최근 살던 곳의 렌트를 4개월 간 못내 강제퇴거 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건물주가 재단 측에 도움 요청을 해왔다. 조 디렉터는 “아파트 건물주가 연락 와 이 한인 가족의 딱한 사정을 말해주었다”며 “이들 가족의 자립을 위해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일루미네이션 재단은 이외에도 오렌지카운티 병원과 연계해 홈리스 환자들의 간병활동도 돕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만 122명의 홈리스 환자들이 도움을 받았다.
재단의 소문은 한인사회에도 퍼져 최근 풀러튼 지역 한인 고교생들을 비롯해 어바인 온누리교회 유스그룹 학생들도 이 재단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조 디렉터는 “뜻있는 한인들의 도움을 바란다”며 “도네이션을 비롯해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며 한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OC 내에는 총 3만5,000명의 홈리스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셸터에서 제공하는 침대 수는 총 3,400개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www.ifhomeless.org,
(949)273-0555


<이종휘 기자>


‘일루미네이션 재단’을 이끌고 있는 폴 조(왼쪽에서 두 번째) 디렉터와 스태프들이 지난해 어바인 기아자동차 본사 주최 ‘홈리스 어린이들을 위한 파티’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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