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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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스트릿: 돈은 자지 않는다 (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

2010-0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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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5개 만점)

올리버 스톤 감독
’월 스트릿’의 속편

투기와 탐욕, 그리고 복수


현 미 경제 불황의 원인을 예언하기라도 한 듯한 월가의 탐욕을 고발한 ‘월스트릿’(1987)의 속편으로 역시 올리버 스톤이 감독하고 현재 인후암을 앓고 있는 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연한다. 더글러스는 전편에서 “탐욕은 좋은 것이다”는 악명 높은 명언(?)을 남기면서 오스카 주연상을 탔는데 이번에는 전편보다 많이 노숙해졌지만 역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전편이 투기와 탐욕이 판을 치는 월가에 대한 신랄하고 깊이 있는 해부요 고발이었다면 속편은 깊이보다는 표면적으로 그것들을 슬쩍 스치고 지나간 오락영화다. 젊은 팬들을 겨냥한 듯이 요즘 한창 떠오르는 샤이아 라부프를 기용한 뒤 지나치게 재주를 부린 화려한 카메라 테크닉과 편집을 사용하면서 멋을 부리고 있다. 영화가 너무 반들반들해 재미는 있는데도 시의에 맞는 진지한 주제를 지닌 스톤의 영화로선 실망스럽다.

고든 게코(더글러스)가 전편에서 저지른 죄로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8년 만에 석방되면서 시작된다. 이어 그로부터 7년 뒤. 월스트릿의 거대 투자회사 켈러 제이블사의 젊은 직원 제이크 모어(라부프)는 회사의 회장 루이스 제이블(프랭크 란젤라)의 총애를 받으며 벌써 1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

그는 대체에너지에 관심이 깊은 진보적인 사람으로 좌파적인 블로거 위니(캐리 멀리간)와 동거하는 사이. 그런데 위니는 고든의 딸이다(설정이 너무 조작적이다).

한편 켈러 제이블사가 대규모의 부채를 지고 있다는 낭설과 함께 주가가 폭락하면서 회사를 루이스의 라이벌로 억만장자인 브레튼 제임스(조시 브롤린)가 인수한다. 그리고 루이스는 달려오는 전철에 투신자살한다.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된 제이크에게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브레튼이 일자리를 제의한다. 그리고 제이크는 브레튼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를 수락한다. 여기서부터 제이크의 브레튼에 대한 복수 작전이 전개되는데 이를 돕는 것이 고든.
고든은 제이크에게 내부거래의 요령을 조언하고 제이크는 이를 이용, 회사의 이익을 올려준다. 고든은 제이크에게 조언을 하는 대가로 자기를 용서하지 않는 위니와의 연결을 요구한다. 부녀간의 갈등과 혈연과 사랑 그리고 딸과의 재연결을 통한 고든의 자기 구제의 드라마가 서브플롯으로 전개된다.

한편 위니는 제이크가 과거 자기 아버지와 같은 인간이 되고 있는 것을 발견, 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설상가상으로 제이크는 고든에게 배신을 당하고 완전히 외톨이가 된다. 할리웃 엔딩으로 막을 내리는데 모든 것을 억지로 좋게 만드는 할리웃의 고질이다. 라부프는 너무 어려 보여 역에 안 어울리지만 멀리간은 잘 한다. 금융 및 경제 용어가 많이 나와 알아듣기가 힘들다. PG-13. Fox.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러스·왼쪽)와 제이크(샤이아 라부프)가 전철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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