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춘추필법과 이승만

2010-09-1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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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높이고 외국은 깎아 내린다(尊華攘夷). 중국사는 상세히 외국사는 간단히 기술한다(詳內略外). 중국을 위해 중국의 수치를 숨긴다(爲國諱恥).

춘추필법(春秋筆法)이라 했나. 대의명분에 입각한 객관적 역사 기술방법으로 공자가 일찍이 제창한 것이. 그 역사기술 원칙을 서술한 것이다.

대성현이 제창한 만큼 이 춘추필법은 중국에서 금과옥조(金科玉條)인 양 떠받들어졌었다. 그 춘추필법은 후대에 들어, 그러니까 20세기에나 와서 비판을 받는다. 양계초가 ‘중국 역사연구법’이란 저서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양계초는 오랜 세월 춘추필법의 악습을 탈피하지 못한 결과 억지로 중국 중심으로 역사를 위조하게 됐고 그 결과 사가의 신용이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했다.

이 춘추필법의 위악을 철저히 고발하고 나선 한국의 사학자는 단재 신채호다. ‘중국을 위해 중국의 수치를 숨긴다’ - 이 역사 기술원칙 때문에 중국의 기록들은 한(韓)민족과 관련된 역사의 상당 부문을 숨기거나 날조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단재가 특히 통탄한 부문은 이처럼 왜곡과 날조를 서슴지 않은 중국 측 기록을 한국의 역사학자들이 사실인 양 받아들이면서 한민족 역사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역사 교과서가 세계에서 최악의 교과서 중 하나로 꼽혔다. 포린 폴리시지의 보도로, 온통 모순으로 점철돼 있는 게 중국의 역사 교과서란 총평이다.
중국 민족을 순진무구한 민족으로 그렸다. 그래서 중국이 전쟁을 한 경우는 오직 자위목적을 위해서인 것만으로 기술했다. 티베트 침공, 월남과의 전쟁 등 사실을 아예 빼버렸다.

중국 역사 교과서에 따르면 6.25는 대한민국이 북침을 해 발발한 전쟁이고, 2차 대전에서의 승리를 이끈 것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다. 모택동이 저지른 만행, 다시 말해 대약진운동, 문화 대혁명 등을 통해 수천만명이 희생된 사실은 언급조차 돼 있지 않다.

어느 나라든 자국 역사 기록에 있어 어느 정도 편견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우 그게 지나쳐 한 양심적인 중국의 학자는 진실은 5%도 안 된다고 통박할 정도다.

한국은 그러면 어떨까. 단재의 지적대로 여전히 스스로를 깎아 내리기에 급급한 게 한국의 사관이 아닐까. 칭찬에는 극히 인색하다. 그러면서 자기비하에만 열심이다. 그 한 단면이 초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독재정치를 폈다는 과오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공(功)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공산군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이승만이 건국한 남한과 김일성이 세운 북한은 한 갑자(甲子)의 세월이 지난 현재 너무나 뚜렷한 명과 암의 대조를 이룬다.

이승만 대통령의 모교인 프린스턴 대학에서 ‘이승만홀’ 건립 운동이 일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초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평가작업이 시작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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