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토요일, 특별한 만남]서덕모 밴쿠버 총영사 이임 인터뷰

2010-08-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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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생활, 행운이었다”

서덕모 밴쿠버 총영사가 27일 밴쿠버를 떠났다. 3년이란 임기로 총영사들이 부임하고 이임하지만 떠나는 사람을 보내는 마음은 섭섭하다. 25일 이임 기자 회견에서 그는 내내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을 얘기했다. 부임 기간 중 밴쿠버의 입양 가족들을 관저에 초대한 자리를 통해 느낀 바 많았던 듯 보였다. 기자 회견 이후 중식 자리에서 밴쿠버와 가까운 워싱턴 주에 있는 신호범 의원을 초대해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을 듣는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했다. 기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꼭 초대해 신 의원의 인생역정을 듣고 우리 젊은 한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그의 바람은 그랬다. 한인들이 좁은 자리에서 머물지 말고 캐나다 주류사회로 나가길 바랬고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밴쿠버에서 움직이길 바랬다.
3년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소감은?
- 홀가분하다. 외교부 출신이 아닌 사람이 공관에서 처음 근무하다 보니 걱정도 많았지만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처럼 ‘무타락’의 세월을 보냈다.
재임 중 좋았던 일은?
- 연아마틴이 상원의원이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캐나다 이민사 40년에 의미 있는 일이다. 하원의원에 낙선한 후 주먹구구식 선거전략이 아쉬었는데… 그리고 민원 서비스가 개선됐다는 말을 들을 때 좋았다. 동계 올림픽 때 한국이 선전하고 김연아 선수의 멋진 경기를 보았을 순간, BC주가 경기도와 자매 결연을 맺었을 때도 참 좋았다.
아쉬운 점도 있을텐데…
- 경제 부처 출신이라 밴쿠버의 경제에 비중을 둔 것 아니냐 했는데 그런 의미의 발령은 사실 아니었다. 한국과 캐나다의 통상협력은 자유시장 경제에 따라 개별기업의 차원에서 해나가는 것이라 공관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단 게 사실이다. 양국 경제를 위해 인프라를 깔려고 애썼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그리고 한국어가 공립학교 학점으로 인정받기 바랬는데 진척이 안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밴쿠버 재임 3년중 변화가 있다면…
- 3년은 적절한 기간이었다. 밴쿠버는 참 좋은 곳이며 한국 가 생활하면 그리워질 것이다. 겨울의 으슬으슬한 날씨에 투정도 부렸지만 살기 좋은 도시였으며 여기서 지낸 것은 행운이었다.
잊지 못할 일이 있다면…
- 한국전 참전 캐나다 용사들을 초청해 가든 파티를 열었는데 참 보람 있던 일이었다. 25일 골프대회에 나온 참전 용사가 나를 보곤 그때 얘기를 다시 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밴쿠버 거주 입양아와 그 가족들을 초청해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절 배우는 순서도 가졌는데 한국 핏줄이 흘러서인지 절을 아주 잘했다. 입양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들한테 한국이 너희들을 버린 것이 아니고 조국은 항상 너희들을 생각한다고 말해줬다. 신호범 상원의원과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줘 용기를 주고 싶었다. report02@korea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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