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사랑

2010-08-23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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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나에게 엄마는 “이게 미국이란 나라인데 이 나라는 사람의 인권을 존중해주고 사람 생명을 귀하게 여겨준단다. 예수도 마음대로 믿을 수 있대요”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은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이나 지리시간에 그림으로만 봐온 나라였다. 군국주의 일본정부는 우리들이 예수를 믿으면 미워해서 나중에는 미국 스파이로 낙인을 찍고 요주의 인물로 지목했기 때문에 교회 나오고 싶어도 일본 경찰이 무서워 못나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일본 형사 두 사람이 뒤 의자에 앉아 예배시작 하기 전 반드시 온 교우들을 기립 하게 하고 천황이 있는 동쪽을 향해 허리를 깊이 굽힌 큰절을 하고야 예배를 시작하게 했으며 자기네들 마음에 들지 않는 가사가 들어있는 찬송가는 빨간 펜으로 쫙 좍 그어 못 부르게 했다.


6.25 사변 당시 맥아더 장군이 인천에서 군복 입은 맨몸으로 허리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에 뛰어내려 부산까지 밀고 간 인민군의 허리를 잘라 많은 유엔군의 희생을 치른 후 서울에 입성, 다 죽어 질식 상태에 있던 우리 한 민족을 살려냈다.

그 큰 희생의 대가로 오늘 우리가 즐거운 생을 누리고 있다. 자유 없는 삶은 마치 가을 들판에 참새들 내쫓기 위해 세워진 허수아비와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기어코 쟁취해야 할 귀한 것이 생명과 맞물린 자유다.

어릴 때 엄마의 말을 들은 후, 자유가 있는 나라 미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수십 년 후 지금 소망하든 미국에 와 살고 있다. 미국과 미국인들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하순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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