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숙한 어른들을 위한 나른하고 조는 듯한 로맨틱 드라마로 이국적인 경치와 두 주연 남녀의 좋은 연기와 화학작용 그리고 달콤쌉싸름한 짧은 사랑의 여운이 보는 사람을 취토록 하는 아름다운 영화다. 루바 나다 감독의 여성적인 섬세한 터치가 고운 캐나다 영화다.
대사가 극히 절제된 분위기 위주의 작품으로 두 배우가 말보다도 응시와 제스처와 동작으로 내면을 표시하는 것이 참 보기 좋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그 것을 표현하는 방법과 전반적 감정의 색채가 고상하고 우아해 화면 속으로 빨려들게 된다.
캐나다의 잡지사 부장인 중년의 아름답고 우아한 줄리엣 그랜트(패트리샤 클락슨)는 가자 지역에서 유엔 요원으로 일하는 남편 마크와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집트에 도착한다. 그러나 마크는 일 때문에 오지 못하고 대신 과거 자신의 경호원이자 친구로 이집트에서 찻집을 경영하는 타렉(일렉산더 시딕)이 공항에서 줄리엣을 맞는다.
남편의 도착이 지연되면서 줄리엣은 혼자 거리 구경에 나서나 이집트 남자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접근에 놀라 호텔로 돌아와 타렉에게 카이로 안내를 부탁한다. 줄리엣에게 매력을 느끼는 타렉은 이에 기꺼이 응하면서 줄리엣과 함께 나일강 유람과 양쪽으로 가게가 빼곡히 들어찬 좁은 골목과 타렉의 옛 애인으로 지금은 미망인이 된 야스민의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까지 간다.
이 과정에서 줄리엣은 물담배도 피워보고 여러 가지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와 함께 진보적인 줄리엣과 전형적인 중동 남자인 타렉 간에 약간의 문화충돌도 빚어진다.
둘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타렉은 점점 깊이 수선화와도 같은 줄리엣에게 빨려 들어가는데 타렉의 감정을 가까이서 느끼는 줄리엣도 잘 생기고 사려 깊고 이국적인 타렉에게 마음을 허락한다. 그러나 둘은 엄격히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는다.
줄리엣과 타렉의 상호 간에 대한 연모의 감정은 둘이 피라밋을 방문하면서 이집트의 태양처럼 달아오르나 둘은 그 것을 어디까지나 내연시킨다. 그리고 둘이 피라밋을 보고 온 날 느닷없이 마크가 호텔 로비에서 줄리엣을 맞는다. 남편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타렉을 바라보는 줄리엣의 시선에 고운 안타까움과 동경이 머뭇거린다.
끝이 아프지만 아름답게 막을 내리는데 중년 남녀의 못 이룰 사랑이라는 과거에도 여러 번 얘기된 내용이 서정적이요 사뿐하고 또 통절하면서도 단념의 미를 갖춘 것은 철저히 클락슨과 시딕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연기 때문이다.
PG. IFC. 로열(310)478-3836, 타운센터(818)981-9811,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
피라밋에서 다정한 때를 보내고 있는 줄리엣(왼쪽)과 타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