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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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어더 가이즈’ (The Other Guys)

2010-08-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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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찰떡궁합‘버디-캅’

총알 빗발치는 액션 요란한 코미디

★★★ (5개 만점)

총알이 빗발 쏟아지듯 하고 자동차들이 여러 대 화염에 싸인 채 박살이 나고 사람들이 여러 명이 황천에 가는 액션 요란한 코미디다. ‘리설 웨펀’과 ‘48시간’ 같은 버디-캅 무비와 함께 현 미국의 재정파탄을 초래한 은행과 투자회사들의 비리까지 싸잡아 비판하고 조롱한 넌센스 코미디이지만 두 주연배우의 찰떡궁합과 빠른 속도 그리고 말끝마다 폭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터무니없으면서도 재치 있는 펀치라인 등으로 깔깔대며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액션 코미디치곤 화이트 칼러 범죄를 둘러싼 플롯이 너무 복잡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것이 결점이지만 말과 액션을 비롯해 모든 것이 굉장히 시끄러운 영화로선 정이 갈 정도로 온순하다고 하겠다.

주인공 중 하나인 키다리 코미디언 윌 퍼렐과 ‘앵커맨’과 ‘탈라데가 나잇’을 함께 만든 애담 맥케이 감독의 영화로 코미디와 액션 그리고 서로 앙앙불락하는 두 주인공 형사의 화학작용을 잘 배합해 낸 솜씨가 좋다.

처음에 뉴욕 경찰의 두 스타 형사인 하이스미스(새뮤얼 L. 잭슨)와 댄슨(드웨인 존슨)이 기관총을 쏘며 차를 타고 도주하는 범죄자들을 추격하면서 맨해턴이 온통 전쟁터로 변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두 사람에게 대조되는 두 형사가 내근을 하는 알렌 갬블(퍼렐)과 테리 호이츠(마크 왈버그). 내근이 좋아서 콧노래를 부르며 일을 하는 바보처럼 양순한 알렌과 달리 그의 파트너인 테리는 “나는 공작이니 날 좀 날게 해 달라”(그런데 공작은 나는 새가 아니다)고 자기 캡튼(마이클 키튼)에게 악을 쓰며 달려든다. 그런데 테리는 양키 스테디엄에서 근무중 실수로 양키즈의 강타자 데릭 지더를 총으로 쏴 데스크 잡으로 좌천된 것. 그래서 테리는 속에 분노가 가득해 닥치는 대로 화풀이를 한다.

어느 날 하이스미스와 댄슨이 너무나 지나친 스턴트를 한 결과 화면에서 퇴장하면서 마침내 현장에서 뛰고픈 테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테리는 “난 데스크 잡이 좋아”라며 밖에 안 나가겠다는 알렌을 총으로 위협해 끌고 나가면서 두 사람의 본격적인 액션이 일어난다. 물론 둘은 처음에는 서로 말끝마다 다투는데 그 논쟁의 주제로는 알렌이 모는 빨간 프리어스 차와 알렌이 좋아하는 노래까지 포함된다. 그러나 둘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없으면 못 사는 진정한 버디-캅이 된다.

이들이 외근을 하면서 벌이는 온갖 액션 사이사이로 두 사람의 개인적 면모가 소개된다. 특히 배꼽 빠지게끔 우스운 것은 테리가 알렌의 무지무지하게 섹시한 아내로 의사인 쉴라(에바 멘데스)를 보고 넋을 잃으면서 쉴라가 절대로 알렌의 아내일 수가 없다고 믿으려 하지 않는 장면.

사실 알렌은 대학생 때 학비 마련을 위해 몸을 파는 동료 여학생들의 핌프로서 폭력적이었는데 마음을 바로 잡고 다시는 내면의 폭력성을 노출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한 처지.


테리도 발레하는 애인이 있지만 애인은 경찰에 미친 테리를 버리고 떠난 사이. 그런데 테리는 이 애인을 못 잊어 안달이다.

알렌과 테리가 수사하게 된 일은 월스트릿의 사기꾼 데이빗(스티브 쿠간)이 관계된 엄청난 액수의 금융사기. 이것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영화가 김이 빠진다. ‘케 세라 세라’ 형의 퍼렐과 성깔 있는 왈버그의 콤비가 절묘해 영화의 재미를 부추긴다. PG-13. Sony.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뉴욕의 새 스타 형사가 된 마크 왈버그(왼쪽)와 윌 퍼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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