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찢어지게 가난하면서도 오만할 정도로 콧대가 높고 냉소적인 자칭 현대판 귀족인 뉴욕의 극작가요 문학교수인 남자와 그의 아파트에 세를 든 젊고 순진하지만 약간 변태적인 청년 간의 관계를 재미있게 다룬 성격탐구 코미디다.
연극 같은 영화로 위트와 유머와 세련미 그리고 문학적 소질을 갖춘 매력 있는 작품으로 아주 똑똑하고 지적이면서 활기에 가득 차 있다. 재치 있고 신랄하면서도 요절복통할 대사와 연기가 뛰어난 작품인데 특히 주연인 케빈 클라인의 으스대는 도도한 연기가 상감이다.
뉴욕의 후진 아파트에 사는 문학과 클래시컬 음악에 달통한 헨리 해리슨(클라인)은 대학의 문학교수인데 몹시 가난하다. 그래서 그는 돈 많고 고독한 노부인들이 식당엘 갈 때나 파티에 갈 때 동반해 주는 것으로 끼니를 때운다(그래서 엑스트라 맨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기가 노부인들을 오히려 도와주는 것이라고 자만한다.
헨리의 아파트에 다른 소도시의 사립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다 쫓겨난(여자 옷을 입기를 좋아하다가 들켰다) 젊고 어수룩하고 예의 바른 루이스 아이브스(폴 데이노)가 세를 들면서 같은 영혼을 지닌 두 사람 간에 사제지간의 관계가 성립된다.
루이스는 처음에는 마치 연극배우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 황당무계한 소리(그런데도 그의 말에는 독특한 일리가 있다)를 해대는 구시대적인 헨리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기다가 차차 헨리에게서 삶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기꺼이 그의 제자가 된다.
한편 헨리는 나름대로 어수룩한 것 같지만 속은 알찬 루이스에게서 자신과 같은 속성을 보고 그를 좋아하게 되면서 루이스를 함께 데리고 다니며 인생수업을 지도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고 가슴 흐뭇하고 감정적이요 또 향수감 짙은 에피소드들이 일어난다.
서브플롯으로 루이스가 취직한 잡지사의 여직원(탐 크루즈의 아내 케이티 홈즈)의 속옷을 탐내는 내용과 헨리의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원시인처럼 생긴 남자(존 C. 라일리)가 등장하긴 하나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헨리와 루이스 간의 상호작용과 관계의 얘기다.
정말 볼만한 것은 연극배우인 클라인의 과장될 정도로 화려한 연기와 대사다.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데도 그에게 동조하게 되는데 헨리야말로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과거형 인간이다. 또 데이노도 아주 차분하게 잘하고 노부인들로 나오는 여배우들도 모두 좋은 연기를 한다. 부부감독 로버트 풀시니와 샤리 스프링어. 성인용. 일부지역.
헨리는 루이스(왼쪽)를 데리고 다니며 인생공부를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