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예에 대한 고정관념

2010-07-2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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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자 오피니언 ‘나의 의견’으로 실린 ‘폐쇄주의의 위험성’이란 글을 감명 깊게 읽었다. 국가나 단체, 개인 모두 폐쇄적인 틀에 갇히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타협하며 살지 못하면 분쟁과 분열이 있을 뿐이다.

최근 비슷한 ‘폐쇄적’인 일을 경험했다. 지난 2월 나는 ‘붓으로 하는 영어공부’ 라는 책을 펴냈다. 붓글씨로 영어 속담과 명언 그리고 조크를 수록한 책이다. 서예 애호가들과 2세,3세 젊은이들이 영어로 서예 연습을 하면서 서예도 익히고 영어 공부도 하면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2년여 걸려 썼다.

마침 서예협회가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영문 서예 작품의 전시를 신청했는 데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영문’으로 되었다는 것이 거절 이유였다. 출품신청서에는 작품이 한글 혹은 한문 인지를 표시하게 되어있을 뿐 영문 란은 없다.


나는 미국주류사회의 서예동호인 모임(Society for Calligraphy)의 회원으로 지난 6월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서 일본인들의 서예 활동상이 자세히 소개되었다. 한문이나 일본어를 이해하지 못할텐 데도 참석자들은 감동을 하며 경청했다. 글자의 이해여부와 상관없이 예술을 보는 눈은 동서양인 모두가 같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회원들은 한국서예 전시회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정보를 알려달라고도 부탁했다.

서예에 대한 우리의 고정 관념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에서 사는 우리가 한글과 한문만의 서예 전시회를 고집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것일까? 우리의 후세들에게 한문서예만을 전수해 줘야 하는가? 서예 분야도 하루 빨리 폐쇄된 사고에서 벗어나 전시 문호를 활짝 열기를 기대한다.


윤철호/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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