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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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 (Salt)

2010-07-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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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 모진 고문도 견뎌냈지”

▶ 앤젤리나 졸리 맹활약 스파이 액션물

★★★ (5개 만점)


여자배우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액션스타로 실감 있게 맹활약을 하는 앤젤리나 졸리가 불사의 수퍼 스파이로 나와 죽도록 얻어 터지고 총에 맞고 고문을 당하고 또 영화 내내 쫓기면서 숨이 턱에 차도록 도망을 가면서도 자기 일에 방해가 되는 수 많은 남자들을 총과 칼과 손과 발을 동원해 죽여버리는 스파이 액션 스릴러다.

졸리 역은 당초 탐 크루즈가 맡을 예정이었으나 졸리가 작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스파이의 성이 바뀌었다. 구식 스타일의 냉전시대 스파이 영화를 연상케 하는데 내용은 터무니 없지만 끊임 없이 전개되는 무자비하고 박력 있고 또 작렬하는 액션과 함께 졸리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연기 그리고 기술적으로 말끔한 영화여서 보고 즐길 만하다.


처음에 미 CIA요원인 이블린 솔트(졸리)가 북한 군인들로부터 잔혹한 고문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솔트는 거미연구가인 남편 마이크(오거스트 딜)의 노력으로 자기 상관인 테드(리에브 슈라이버)의 입회 하에 미국이 체포한 북한 스파이와 교환된다(이 장면과 함께 영화의 중심 플롯인 미국 내 러시안 슬리퍼 스파이의 활동이 최근 미소간 스파이 교환을 생각나게 한다).

이어 현재의 워싱턴 DC에서 솔트는 마이크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자수한 러시아 스파이 올로프(대니얼 올브릭스키)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올로프는 솔트가 러시아의 슬리퍼 스파이라는 폭탄적인 발언을 한다.

여기서 플래시백으로 솔트가 어렸을 때 또래의 남자 아이들과 함께 올로프에 의해 슬리퍼 스파이 훈련을 받는 과정이 묘사된다. 이들은 이제 모두 성인이 되어 미국내서 생활하면서 일제히 미국에 대해 가공할 공격을 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부터 졸리는 과거 자기의 동료들이었던 CIA요원들의 추격을 피해 도주하기 시작하면서 눈에 불똥이 튈 액션과 스턴트가 일어나는데 박력은 있지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

금발이었던 솔트는 도주와 함께 검은 머리로 변장을 하고 납치된 남편을 찾아 나서는 것과 동시에 러시아 스파이의 첫 임무인 뉴욕을 방문한 러시아 대통령 암살 수행에 나선다. 솔트는 무자비한 살인무기가 되어 수 많은 사람을 죽이는데 그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애매모호하게 남겨 놓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솔트의 액션 연기는 날렵하고 맹렬하지만(이와 함께 감정적 차분한 연기도 좋다) 이해하기가 곤란한 것은 그의 돌발적 공격 행위의 동기가 지극히 애매하다는 점이다. 실종된 남편에 대한 복수라고 보기엔 둘간의 사랑과 감정 묘사나 관계 묘사가 미약하다.

솔트의 두 번째 임무는 미 대통령 암살. 이 과정에서 여태까지 잠복해 있던 러시안 슬리퍼 스파이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마지막 백악관 지하의 대통령 대피용 벙커에서의 중동에 대한 핵공격 시도 순간에 나오는 슬리퍼 스파이 설정은 너무나 만화적이다(전체가 만화 같은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는 속편을 예고하고 끝난다. 필립 노이스 감독. PG-13. Sony. 전지역.


솔트(앤젤리나 졸리)가 암살작전 시도를 위해 지도를 보고 있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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