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자녀가 중·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학업과 관련된 것이 중심이 돼야 하겠지만, 초등학교 학생의 경우 약간 다를 수 있다. 특히 여름방학은 일년 중 가족여행을 떠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산교육을 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여행을 단순히 새로운 것을 구경하거나, 막연히 쉬는 것쯤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억에 남기고, 여행을 정리하는 기회를 통해 자녀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가장 좋은 방법 중 권장할 만한 것이 ‘서머 스케치북’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보자.
갈 장소·주제·방식 등 온 가족이 모여 결정
여행지서 일정·특이점 기록하고 기념품 수집
돌아와서 날짜-시간-장소별로 글·사진 편집
1. 아이와 함께 계획 세우기
가족여행을 어디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눈다.
기분이 들뜬 아이들은 여기 저기 많은 장소를 댈 것이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을 것이다. 이 때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면서 시간과 돈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장소를 정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부모의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자기가 원했던 것을 하게 된다면 아이는 그 일에 정말 깊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된다.
2. 주제 정하기
장소와 여행방식이 결정되면 휴가 기간 중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를 놓고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이미 아이들은 기대와 흥분 속에 많은 얘기들을 쏟아낼 것이고, 그 중 가장 적당한 것을 골라낸다.
주제 중에는 여행지의 대한 소개에서, 기본적인 여행기까지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리고 주제가 정해지면 아이가 해야 할 일들을 자세히 일러준다.
예를 들어 목적지에 대해 미리 정보를 알아보도록 하거나, 가서 꼭 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 등 다양한 생각과 자료수집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뒤 가족이 함께 하게 될 ‘서머 스케치북’을 만들기 위한 마음의 준비도 시키도록 한다.
3. 준비물을 구입하기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아이와 함께 샤핑을 한다. 작은 수첩에서부터 스케치북, 가위, 풀, 색종이 등을 구입하며 아이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머릿속에 그려보도록 한다. 아이는 이미 자신이 정말 여행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과 다녀온 뒤에는 엄마, 아빠와 기억을 정리하는 또 다른 즐거운 기다리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4. 여행지에서
가족회의에서 정한 주제에 따라 필요한 것을 자녀에게 시킨다. 작은 수첩을 하나 주고 출발부터 돌아올 때까지 매일 하루의 일을 메모하도록 한다. 자신이 구경한 장소의 특이한 점이나, 즐거웠던 일, 인상적이었던 일 등 모든 것을 기록하도록 한다.
그리고 사진은 물론 현지의 특산물, 여행지 안내서, 항공권, 현지 우편엽서 등 각종 자료를 빼놓지 않고 모으도록 한다.
5. 다녀와서
여행을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주말을 이용해 자료들을 함께 분류하고, 정리하도록 한다. 이를 너무 늦게 시작하면 아이들은 이미 흥분이 사라져 귀찮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루지 않도록 한다. 물론 부모는 여행 사진을 빨리 현상해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시간대별, 장소별로 자료들을 나눈 뒤, 스케치북에 어떻게 편집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진행한다.
여행기라면 날짜별로 나누어 사진과 자료들을 배치하고, 색종이 등으로 꾸며가며, 아이에게 짧은 설명을 미리 다른 종이에 한 번 써보게 한 뒤, 정리해 스케치북에 옮기도록 한다.
‘서머 스케치북’의 내용과 질에 너무 많은 신경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이를 만드는 이유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스스로 플랜을 세우고, 연구하며, 직접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립심과 추진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자녀는 어느 새 각종 프로젝트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황성락 기자>
가족여행도 주제에 맞춰 준비하고 진행하면 자녀에게 훌륭한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