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면 아픔은 반
2010-07-02 (금) 12:00:00
환자의 얼굴빛이 창백하고 무표정하다. 머리가 너무 무겁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식욕도 없으며 잠도 오지 않는 등 도대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육체의 병 70%이상이 마음에서 오는데, 그런 경우에는 마음을 고치면 병이 저절로 낫는다고 하시던 아버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억울한 일을 당해서 화가 나거나 너무 슬픈 일이 있으면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거나 기침이 멈추지 않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컨디션이 좋을 때는 마음이 더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분이 좋거나 기쁜 일이 생기면 아픈 것이 씻은 듯이 낳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온지 1년이 채 안 된다는 40대 중반의 이 환자는 “남편과 떨어져 타지에서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려니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미국에 왔지만 언어 장벽과 경제적 문제, 아이들과의 갈등 그리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낯선 곳에서 생활하려니 몸도 마음도 힘들고 외롭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그 동안 많이 힘드셨겠다”는 말과 함께 두 손을 꼭 잡아 주니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누군가 마음을 알아 준 듯싶어서일까, 돌아갈 때는 환한 미소를 짓는다.
때로는 어떤 말보다도 진심으로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아픔은 함께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함께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을 떠올려 본다.
홍려봉 /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