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대입 지원서 작성에 총력을 기울이게 될 현 11학년 학생들은 지금부터 자신이 해야 할 앞으로의 일들에 관해 대충이라도 플랜을 세워둬야 실제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지금부터 서서히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방학 동안에도 이어서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들 중 두 가지가 에세이와 추천서이다. 해마다 같은 얘기의 반복 같지만, 매해 새로 입시경쟁에 뛰어든 학생들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조금만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실제 시간과의 싸움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에세이 준비
이 문제에 대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좋은 글을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임하라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보내다 마감에 임박해 쓰곤 한다. 제대로 검토할 시간도 없이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글 솜씨가 뛰어나지 못해도 여러 번 반복해 검토하고, 수정하면 완성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때문에 지금부터 차분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 플랜
1. 입시 일정이 플랜이다
무조건 에세이를 시작할 수는 없다. 주제를 모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립대 공통지원서는 7월1일, UC는 10월1일부터 온라인 신청서가 가동된다. 그리고 사립대의 조기지원 마감은 10월 말, UC는 11월 말, 그리고 일반 사립대 마감은 12월 말이다.
최상의 에세이를 작성하는데 최소 한 달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하루 종일 이것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고 가정할 때, 대략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 알 수 있다.
2. 주제를 분류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자신이 지원할 대학들의 리스트를 대략 만들어야 한다.
이는 공통원서를 이용하는 대학들이라도 공통원서에서 요구하는 에세이 외에 대학 자체적으로 요구하는 추가 에세이를 써야 하기 때문에 그 대학들의 에세이 토픽을 알아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들 가운데는 비슷한 주제의 에세이를 요구할 수도 있어 두 번 일을 하는 낭비를 피하기 위함이다. 사실 이 정도만 해 놓아도 학생 본인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지 쉽게 깨닫게 되고, 그 만큼 스스로 자신을 긴장모드로 옮겨가게 만들 수 있다.
분류가 끝나면 어떤 식으로 작성해 나갈 것인지, 재료와 구성 등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의논도 해보며 그려보도록 한다.
3. 8월에는 시작한다
조기전형 지원자라면 10월 말 마감을 기준으로 할 때, 결국 두 달 밖에 시간이 없는 셈이다.
공통원서 에세이 두 개, 그리고 지원할 대학 자체 에세이, 거기에 복수의 대학에 지원한다고 보면 학생이 완성해야 될 양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보통 7월에는 SAT 준비 등으로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8월이 되면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다. 이때부터 차분히 하나씩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 이것들을 생각하자
에세이는 글 솜씨를 보는 것이 아니다. 지원자의 면면을 뜯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인물이고,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대학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수단이다.
1. 추가원서 에세이
공통원서의 에세이가 보통 500자 이상의 장문이라면 각 대학들이 요구하는 에세이는 150자 내외의 단문이다. 그리고 질문도 간결하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것이 “왜 우리 대학에 지원했나” “왜 이 전공을 택했나” “자신이 읽은 책 중 기억나는 것을 써봐라” “과외활동에 대해 설명하라”라는 식의 질문들이다.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질문에 그대로 답하는 것이다. 책에 대해 에세이를 쓰면서 내용이 무엇이고, 누가 썼고 하는 식이다.
대학이 이 질문을 던진 것은 책이 궁금해서가 절대 아니다. 그 책을 통해 지원자가 무엇을 배웠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다. 과외활동에 관한 질문 역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왜’(why)와 ‘이유’(reason)이다. 그리고 ‘변화’ 또는 ‘영향’이란 점도 항상 기억해 둬야 한다.
2. 공통원서 에세이
보통 두 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교과정에서 자신이 참여했던 과외활동들과 자신이 공부한 과목들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를 어디서 찾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요약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그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자신의 학력 수준이나 과외활동 내용은 이미 지원서에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에세이에 옮겨 놓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정리가 끝나면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 번째는 ‘나란 사람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이고, 두 번째는 ‘내가 어떤 대학, 무슨 전공을 하고 싶은가’에 관한 것이다.
정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그것들을 왜 하게 됐고, 무엇을 배웠고, 어떤 변화가 왔는지 등을 보여하며 자신의 열정을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원서에 기재된 성적, 과외활동, 수상경력 등 기본적인 개인 정보들을 보다 강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에세이가 돼야 한다.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는 “두 개의 에세이를 쓸 경우 하나는 대학지원과 관련해 자신의 열정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한 것과, 자신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작성해야 보다 구조적, 내용적으로 보다 탄탄한 글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추천서 받기
사립대학에 지원할 경우 보통 교사 추천서와 카운슬러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를 미루다 막판에 다급하게 부탁한다. 당연히 좋은 내용이 나올 수 없다. 여유있게 추천서를 받기 위한 방법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1. 교사·카운슬러와 운을 띄운다
방학이 시작되면 자그마치 두 달이 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물론 9월에 개학을 하자마자 곧바로 부탁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방학 전 자신이 추천서를 부탁하고 싶은 교사와 카운슬러를 찾아가 대화도 나누면서 새 학년이 시작돼 지원서 작성이 시작되면 추천서를 부탁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한 번은 전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를 받은 교사와 카운슬러는 그 학생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만약 아직 이를 부탁할 만큼 친숙해지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가까워 지도록 노력한다.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라면 수업 직후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카운슬러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 카운슬러의 경우 재정난으로 혼자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수 백명이나 되기 때문에 무척 바쁘다. 한 번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했다고 그만 둘 것이 아니라 계속 문을 두드리도록 한다. 아쉬운 쪽은 항상 학생이란 점을 명심한다.
2. 11학년 때 교사가 중요하다
12학년 때 만난 교사를 통해 추천서를 받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학과 동시에 본격적인 입시준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이 교사가 학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11학년 때 수업을 담당한 교사 중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과 관련된 교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또 추천서를 부탁하는 것이 맞다.
만약 두 개의 교사 추천서가 필요하다면, 하나는 전공과 관련된 과목의 교사를,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일반 기초과목을 담당한 교사의 것을 받도록 한다.
■추천서 부탁 전 ‘나의 이력서’만들자
방학이 시작되면 틈틈이 자기 이력서를 만들어 놓는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부분도 아니다. 자신의 목표, 희망 전공,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과외활동, 수상경력 등 다양한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해 놓는다.
그리고 개학이 되면 추천서를 부탁할 교사와 카운슬러에게 이를 전달하되,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알려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중요한 점이나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그 내용들도 빼놓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학생의 학업과 관련된 부분을, 카운슬러는 종합적인 개인 인성에 관한 추천서를 많이 써준다.
교사들은 어떤 학생이 공부를 잘 한다면 거기까지만 아는 경우가 많다. 그 학생이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정말 좋아하는지에 관해서는 본인이 얘기해 주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황성락 기자>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에세이 준비를 위해 자신의 과외활동 내용과 공부한 학과목들을 정리해 무엇이 특별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AP)
대학입시 에세이는 대학이 지원자가 누구인가에 대해 보다 깊이 알아보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 중 하나인 위트만 칼리지 관계자들이 지원서를 옮기고 있다.
<위트만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