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지나간 자리
2010-05-07 (금) 12:00:00
바람은 호랑이처럼
세차게 지나가네
나무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서럽게 몸살을 하네
내 너를 위해
달님도 머물렀다 가는
산등성이를 만들었지
바람은 잔잔한 파도처럼
가락을 타네
마당의 아기 꽃잎이 흩어질세라
난 싸리 울타리를 만들었지
바람은 손사래 치며
살며시 숨바꼭질 하네
잠자는 우리 아기 뒤채일까봐
기차의 울음 소리가 유난히
내 마음을 허공에 띄우는구나
먼데서 오는 손님을 위하여
구름 우산을 만들어야지
우리 엄마 아빠 일터에서
소나기 맞을까봐
햇님도 살며시 웃음꽃을 내비치네
온 집안 식구 함께 모여
우리 모두 행복의 문 들어가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