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이란 배에 몸을 실어 태평양을 건너와 살아가는 삶은 힘들 때가 더 많다.
잘 살아보고자 큰 각오로 꿈을 안고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여정의 길은 멀고도 멀다. 살아가면 갈수록 힘들어지고 두고 온 고국산천이 그리워지며 얼마나 생각나는가! 몸은 이곳에 있어도 마음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살아가고 있다.
남의 땅에 내 집을 더 크게 짓고 싶어서 새벽별 보고 나가서 일터에서 똑 같은 일들을 하고 밤이면 고단한 몸으로 살기를 반복하지 않는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으로 살아가지만 때로는 몸도 지치고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영어는 아무리 해도 입에서만 맴도는 나날들이다. 때로는 모국어를 실컷 해보고 싶지만 각자의 삶에 바빠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혹은 좋은 인연을 만나도 말이라는 것은 한번 내 뱉으면 담지도 못한다.
벙어리 냉가슴 쓸어안고 사는 이민의 고달픈 삶에 활력소를 주는 것은 자녀들이 아닐까! 잘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키운 자녀들이 성장하면, 또한 자기들의 짝을 만나면 집은 빈둥지로 남게 된다.
부모의 심정을 알아주는 자녀들도 있지만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는 자녀들도 있다. 내리사랑이라고 부모님의 사랑은 아니 보이고 자녀들은 온 정성 들여 길렀으나 정성을 쏟은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
자녀들한테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마음이 허전할 것 같다. 몸이 부서져라 온 몸을 다해 기른 자녀들이 다 자라고 나면 부모님의 고생에 아랑곳도 않고 혼자 자랐다고 우쭐대면서 부모의 심정을 아는 자녀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민이란 배를 타고 가다 배가 종착역에 닿으면 우리의 인생도 끝이 난다. 그러나 힘들다고 도중하차 할 수도 없다. 중간에 포기하며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면 사람들의 마음은 아려 온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다 같이 이민이란 항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착역에 닿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하며, 때로는 폭풍을 만나 가정이 무너지는 아픔도 겪어야 하며, 때로는 경제적인 문제의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 모두는 종착역에 도달 할 때까지 더 큰 포부로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노후도 대비해야 하고, 건강도 돌봐야 하고, 항해를 잘해 노년의 삶을 더 활기차고 값지게 살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에 노력을 더한다.
정신없이 항해만 하지 말고 우리의 삶도 돌아보며 조금씩의 여유와 느긋한 마음이 되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다. 인생은 네 박자라고 한다. 인생도 색색의 빛깔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희로애락이 네 박자 속에 있다고 한다. 사랑이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는 소설 같은 세상사라 한다. 무덤덤해 보이는 인생도 나름의 즐거운 순간이 있다.
계속 항해만 하지 말고 도중에 주위도 돌아보면서 서로가 종착역에 닿을 때까지 멋진 삶의 테두리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되었으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