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드선교회 기금 횡령 사건을 보고

2010-05-0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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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관영/공인회계사

지난 주 워싱턴 포스트와 우리 한인 사회에서 발행되고 있는 일간지의 일면에 ‘시드 선교회 기금 횡령사건’이 대서특필 되었다. 그 기금은 하나님의 사업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재원으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기관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그 기사는 읽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비단 여기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기관에서는 관리자의 비전문적인 결정으로 발생된 경제적인 손실이 도난 이상의 커다란 피해를 가져다 준 경우도 있었다. 이에 미국 공인회계사 협회에서는 종교, 자선단체에게 공인회계사 감사를 의무화하게 하자는 논의가 한때 크게 대두했던 일이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후의 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선 공공기관들이 재정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기본 사항을 소개한다.
첫째, 내부 관리 체계의 확립(Good Internal Control System)이 필요하다. 어떤 기관이든지 그 기관은 적절한 조직이 필요하다. 그 조직에는 반드시 업무가 분담되어야 한다. 즉 어느 한 사람에 의하여 재산의 수급과 지출이 집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지출 관리 면에서는 지출 결의 요청, 결재 그리고 지출 행위가 각각 분할되어 집행되어야 한다. 교회들을 보면 보편적으로 헌금을 확인, 계산하는 임무를 어느 한 팀이 하고 이것을 은행에 입금 시킨 후 그 지출은 교회 회계에 의하여 재정부의 요청에 따라 수표로 지출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하여 어느 한 사람의 실수로 있을 수 있는 사고를 미연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안전을 기하기 위해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은 만일의 경우를 염려하여 보험을 든다. 한국에서는 보증인을 세우는데 미국에서는 보험회사를 통하여 보증 보험(Fiduciary Bond)을 구입한다. 그러면 만일 재정 담당자가 불법적인 사고를 일으키면 그 기관이 입은 손해액을 보험 회사가 책임을 져 주게 된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한인 교회에서 회계를 보험에 가입시켜 주는 것을 본 적이 아직은 없다.
둘째, 외부 감사(Independent Audit)를 실시해야 한다. 많은 비영리단체를 보면 내부에서 적당히 내부 감사반에 의한 형식적인 감사 보고로 끝을 막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재정 규모나 기관의 성격상 투명성이 요구되는 기관에서는 그 규모가 좀 작아도 자격을 갖춘 전문인의 감사를 재정보고서에 첨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관들은 그 규모가 아주 작은데 법적인 요건에 의하여 감사 보고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지적할 것은 감사인(공인 회계사)이 경찰은 아니다. 그리고 감사자의 감사 결과가 모두 보증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감사 과정에서 대개의 비정상적인 거래는 밝혀지게 된다. 만일 감사자가 정상적인 감사 절차를 생략하여 밝혀질 수 있는 비리가 밝혀지지 않았으면 그것은 감사자의 책임사항이 된다. 감사자 또한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감사자는 우선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또한 그 감사 기관과 관계가 없어 공정한 감사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으로 외부에 ‘짜고 치기’의 의심을 받지 않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시드 선교회 기금 횡령사건’과 같은 사건이 다시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 관리체계를 확실하게 정립하고 정기적으로 자격을 갖춘 외부 감사인에 의해 재무보고서를 감사 받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기관들의 경우에도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간단한 의견을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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