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촌 흔든 화산폭발

2010-04-2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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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야프얄라요쿨, 에이야퍄틀라이외퀴틀 … 지난 14일 화산이 폭발한 아이슬란드 남쪽 빙하지대의 지명이다. 두 가지 발음으로 보도되는 것을 보면 전자는 영어식 발음, 후자는 현지 발음인 것 같다.

알파벳이 16개나 좍 ~ 이어져 발음할 엄두도 나지 않는 낯선 지역 화산 때문에 전 세계가 마비상태다. 높이 치솟은 화산재로 유럽지역 항공운항이 금지되자 세계 각 지역 공항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발이 묶인 사람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20일부터 운항금지 조치가 완화되어 하늘길이 좀 열리는 듯 하지만 화산 분화구에서 폭발이 계속되고 화산재가 새로이 날아들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 상황이다.


남가주의 한 한인주부는 파리에서 발이 묶인 딸로 인해 ‘화산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대의 딸이 모처럼 휴가를 얻어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떠났는데 파리 공항에서 돌아오기로 한날 비행기 운항이 취소되었다.

그들 일행은 다급한 마음에 크루즈 행도 알아봤지만 대서양 횡단 크루즈는 1주일에서 열흘이 걸린다니 너무 오래고, 기차나 배로 다른 도시로 가서 미국행 비행기를 알아볼까 해도 그 역시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 재빨리 호텔을 잡아서 공항로비에서 새우잠 자는 불편은 면한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공항 주변 호텔 잡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딸 일행이)작년 연말에 비행기 표가 아주 쌀 때 미리 사둔 것이었어요. 그런데 결국은 여행경비가 몇 배 더 들게 생겼어요”

비행기 운항 중단으로 인한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영국의 코미디언 존 클리즈는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토크쇼에 출연한 후 발이 묶이자 택시로 벨기에의 브뤼셀까지 가서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택시요금은 무려 5,400달러.

그런가 하면 오바마의 핵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뉴욕 공항을 집무실 삼아 아이패드로 업무 지시를 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폴란드 대통령부부 장례식, 덴마크 여왕의 70세 생일잔치는 조문객, 하객이 대폭 줄었고, 20일 개막된 싱가폴 국제요리경연대회도 유럽 대표 팀들의 참석불가로 반쪽잔치가 되고 말았다. 이번 화산폭발로 인한 전 세계 항공산업의 손실은 매일 2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980년 5월 폭발한 워싱턴 주의 마운트 세인트헬렌스 화산은 화산폭발지수 5의 대재앙이었다. 67명이 사망하고 가옥 250채와 교량 47개가 파괴되고 철도 15마일, 고속도로 185마일이 파손되었다. 하지만 그로인해 세계 다른 지역이 입은 피해는 별로 없었다.

이번 아이슬랜드 화산은 그에 비하면 강도가 아주 약하다. 사망자는 없고 인근 주민 800명이 대피했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 미친 피해가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그만큼 세계가 한 울타리가 되었다는 말이다. 이제는 지구 어느 구석에서 어떤 재앙이 발생하든 남의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지구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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