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의료선교대회
의대 진학 세미나
이민자 가정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을 꿔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자녀를 의사로 만드는 것이다. 사회적 지위와 높은 수입이 가장 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다시 의대에 진학해 긴 시간을 공부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학비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사라는 직업은 매력적인 것이고, 그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래 또한 매우 밝다. 지난달 26일 어바인 베델교회에서는 ‘2010 한미 의료선교대회’의 일환으로 의대 진학 세미나가 열렸다. 애리조나 주립대 의대 조교수 겸 입학사정관을 지낸 안상훈 UC어바인 메디칼센터 임상 조교수의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생물·화학에 역점 학부 공부는 폭넓게
GPA·MCAT 성적 외 전반적 평가기준
■ 학부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당연히 성적이 우선이다. 학부 GPA와 의대 입학시험(MCAT)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의대에 진학해서도 수업을 제대로 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생물과 화학, 물리 등 과학관련 과목의 성적에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의대 진학을 계획 중이라면 대학 내 프리메드(premed) 카운슬러를 가능한 일찍 찾아가 상담을 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 빨리 준비할수록 의대 진학을 위한 로드맵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 더 구체적인 준비방법을 소개 한다면
학부는 교양과 필수가 있다. 너무 의대 진학을 위한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폭넓은 교양과목 이수를 병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의대 진학에 필요한 필수과목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두면서 교양과목을 통해 성적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생물과 화학은 매우 중요한 과목인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 MCAT 공부는
이 시험에 출제되는 생물과 화학, 물리 과목 등을 가능한 한 학부 저학년 때 일찍 수강하도록 하고, 동시에 시중에서 판매중인 MCAT 참고서를 함께 공부하도록 한다. 만약 본인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카플란, 프린스턴, 버클리 리뷰 등이 제공하는 과정을 수강해 비슷한 문제들을 많이 풀어보고, 출제경향이나 전략에 대해서도 준비하도록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리뷰 코스도 없는 실력을 갑자기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목을 수강할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성적이 우수하면 입학이 보장되나
성적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합격을 보장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학생들이 고교과정에서 과외활동을 중시했듯이 의대 진학에 있어서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리서치 능력이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것은 의사로서 매우 중요한 것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대 입학사정에서 이런 점들이 강조된다.
그런데 아시안 학생들의 경우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부문에서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점들이 강조되는 이유는 의사는 환자를 다루는 직업이다. 환자와 의료진과의 원만한 관계, 그리고 대화는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관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 리서치는 어떻게
리서치의 경우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방학 중 한 것을 지원서에 기재하는데 이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톱클래스 의대들이 더욱 그런데, 이는 명문 의대일수록 연구와 강의 쪽의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만약 하버드나 존스 홉킨스와 같은 의대를 겨냥한다면 적어도 2~3년의 꾸준한 연구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시 말해 비록 그 연구의 핵심 요원은 아니라도 함께 참여하면서 나름대로의 일정 결과를 얻어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 입학사정에서 중요한 것은
물론 성적 등 여러 가지를 살피지만, 추천서가 매우 중요하다. 보통 3~4개 정도를 요구하는데 일반적으로 대학 지도교수, 프리메드 카운슬러, 그리고 리서치 담당자의 추천서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지도교수의 추천서는 당연히 생물과 화학 등 과학관련 교수의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추천서가 부족한 성적을 메워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대신 매우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추천서의 경우 입학사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 의대 합격자들의 실력
2009년 자료에 따르면 합격자들의 평균 학부 GPA는 3.66, MCAT 점수는 30.8이었다. GPA의 경우 사이언스 GPA는 3.60, 다른 과목들만의 GPA는 3.74였다. 이 같은 점수 분포는 지난 5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아시안 학생들의 합격률은 GPA에서 3.40~3.59가 45%, 3.60~3.79는 61%를 차지했다. 또 MCAT 점수 분포는 27~29가 43%, 30~32가 62%였다. 물론 이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합격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만, 반드시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요소들도 살피기 때문이다.
<2008 의대 입학생의 학부 전공>
-생물학 51%
-물리학 12.4%
-사회학 12.3%
<2008 의대 입학생 인종 분포>
-백인 11,925
-아시안 3,940(21.8%)
-흑인 1,293
-히스패닉 1,416
<2008 주요 아시안 의대 입학생 수>
-한인 408
-중국계 1,125
-인도계 1,378
-파키스탄 167
-베트남 252
■ 성적에 의한 경쟁력 평가방법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학부 GPA에 10을 곱한 뒤 MCAT 점수를 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GPA가 3.5였고, MCAT가 31이라고 한다면 66이 된다. 보통 65 이상이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70이 넘는다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것이 곧 합격과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의사 직업의 전망
매우 밝다. 우선 노령인구의 급상을 들 수 있다. 2000년 후반부터 시작된 노인인구의 상승폭은 계속 높아져 2030년이 되면 7,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의사의 수는 계속 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미 의학협회 연구에 따르면 2025년에는 86만명의 의사가 필요하지만, 실제 가능한 공급은 74만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의대들은 2015년까지 의대 입학생 수를 30%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기존 의대들의 입학생 확대와 의대 신설 등이 곧 현실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의사라는 직업의 장단점
의사라는 직업은 오랜 교육을 필요로 한다. 이는 학비 부채의 부담 증가를 의미한다. 대신 최근에는 전에 비해 보상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의사가 된 뒤 법적인 문제들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는 다양한 분야에 문호가 열려있고, 다양한 경험과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또 재정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다.
<황성락 기자>
의대 진학 세미나에 참석한 한인 학생들과 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중요 내용을 노트에 적고 있다.
“명문대 집착말고 적합한 코스로”
UC어바인 메디칼센터 안상훈 교수
“자녀를 의사로 만들고 싶어 하는 많은 학부모들이 학부와 의대 모두 명문대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의대는 높은 학비가 큰 부담이고, 실제로 의대 졸업 후 갚아야 할 학비융자가 20만달러를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상훈 교수는 의사가 꿈이고, 실력도 뛰어나다면 굳이 사립 명문대 보다는 주립대에서 학부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원하는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학비 부담도 덜고,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괜히 따라가려다 결국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또 고교과정에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고, 시간과 학비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학부와 의대 과정을 한꺼번에 밟을 수 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런 과정을 채택하고 있는 대학들은 6~9년 동안 학부와 의대 과정을 마치는 것으로, 가장 큰 장점은 의대 입학이 거의 보장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간에 자신의 목표에 변화가 생겼을 경우 심각한 혼란을 겪게 된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안 교수는 “자신이 택했던 길이 만약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방향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고, 특히 이런 대학들 가운데는 의대과정을 일 년 마쳐야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년제 학부과정을 마친 뒤 의대에 진학하려 할 경우 3학년 때부터 매우 치열한 공부를 해야 하고, 의대 입학도 보장되는 것이 아닌 만큼 미리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세워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