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 다 어디 갔나

2010-03-27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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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개구리복 얼룩무늬에 선글라스를 쓰고 백주 대낮에 가스통으로 시민들을 협박하는 사람들, 나이도 잊은 채 어떻게 밤낮 지켜온 조국산천인데 너희들이 유모차에 촛불이면, 우리는 가스통으로 일당백을 외쳐대던 그들은 모두 어디 갔나.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 위해 대한민국 법원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서류로 항변하는 외국 신문사에 대해서 이제는 당신들이 나서야 하는 게 아닌가!
국민 세비를 받는 집권여당 최고위원의 100억대 금품로비는 건들지도 못하면서 전직 총리가 퇴임한 지가 언제인데 퇴임 후에 골프장을 갔네, 호텔을 이용했네 하는 것은 앞으로는 죽은 자도 조위금 받으면 처벌하겠다는 황당무계한 무법천지를 만들면서 국가안위를 위태하게 하고 있는 검찰에 대해서 왜 침묵하고 있는가. 그 누가 원조 빨갱인지 빨갱이 전문가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임에도 어찌하여 이토록 조용하단 말인가. 가스통 살 돈이 부족한가, 아니면 그 돈을 쥐어줄 사람이 없어서인가,
지난 10년, 거두어줄 자식들이 없을 것을 염려해서 무의탁 노인복지며, 각종 사회보장혜택 등 획기적인 서구형 복지국가를 지향했던 복지정책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대부분 축소 폐지되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잃어버린 10년 타령’에 덩달아 춤을 출 작정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일병합 100주년에 즈음하여 “일본은 조선을 근대화시켜준 고마운 나라”로 인식하는 집권여당의원 심포지엄을 대하면서 “아! 잃어버린 100년이여”를 외치면서 김정일에게서 핵폭탄이라도 빌려와서 으름장을 놓아야 마땅할 것이로되, 진짜 크게 한판 벌리려고 암중모색이던가,
아무리 무지몽매라도 그렇지, 막걸리에 고무신짝 세대라도 따라 나설 데가 따로 있는 것 아니던가. 무심코 여기저기 점심 한 끼니 때웠다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정녕 몰라서 그랬다면 자손만대 우리네 자손들이 좀 부족하더라도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조국을 위해 한번쯤은 자신들의 행동을 되돌아보기를 간청 드리는 바이다.
당신들이 거기 있기에 유일무이하게 분단된 조국상황에서도 군대안가고도 대통령, 국무총리, 청와대비서실장, 집권당 대표를 할 수 있는 지구상에는 둘도 없는 나라가 아무렇지도 않게 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앵무새처럼 같은 목소리 내지 않는다고 방송사 사장 갈아치운다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당신네들이 이를 갈고 치를 떠는 김정일과 어떤 차이가 있겠는가?
새벽이슬 맞아가며 숙명으로 알고 3년간 북녘 땅을 응시했던, 전쟁나면 전선을 거슬러 적진 한가운데 낙하산 하나에 초개와 같은 몸을 던져야 했던 수많은 올곧은 전우들이 건재하거늘 겉 희고 속이 빨간 신종 빨갱이들의 나팔놀음에 더 이상 웃음거리 되지 말아 달라고 전직 특전대원의 한 사람으로써 충고하는 바이다.

강창구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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