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한인산악회 티벳-네팔 횡단 등반기 <14·끝>
시 전체가 유적지인듯 옛 건물 그대로
안나푸르나 트레킹으로 산행을 마무리
소박한 산사람들, 그들의 삶을 닮고싶어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라 자우끼 다라마 번장,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라 자우끼 다라마 번장,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걸어서 갈까, 날아서 갈까, 레쌈 삐리리~
(▲레쌈: 뽕나무 또는 뽕나무 잎
▲삐리리: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의성어
▲다라: 언덕
▲번장: 고개
▲우레라 자우끼: 날아가는 모습)
굽이굽이 산으로 이어진 나라에 처녀 총각이 짝을 찾기가 힘이 들어 타령을 하는 노래로 우리의 아리랑과 같은 노래다. 뽕나무 잎이 바람에 날려 멀리 언덕과 고개를 넘어 날아가는 모습이 기본 후렴구다.
■박타푸르(Bhaktapur)
박타푸르시는 카트만두 남동쪽에 있다. 865년 라자 아난다 말라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200년 동안 이 계곡에서 가장 중요한 정착지였다. 두르바르 광장에는 1700년에 건립된 옛 궁전이 있다. 보존이 잘된 상태로 남아 있는 이 궁전은 아름다운 목재 조각품과 정교하게 금박을 입힌 금문으로 유명하다. 정문 맞은편 돌기둥 위에는 부파틴드라 말라 왕의 동상이 있다.
남쪽에 있는 또 하나의 광장에는 18세기에 세워진 5층 사원 나자타폴라데와이와 ‘싱가’(singhas·신화에 나오는 사자)의 모습을 한 동상 2개가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는 바이라바 신(神)의 사원이 있다. 지방 박물관이 하나 있어서 옛 목공예 품들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은 도시 전체가 유적지로서 사람들의 삶 속에 흡수되어 있는 박타푸르는 네팔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는 곳이다. 카트만두, 파탄과 더불어 고대 말라 왕조의 세 왕국 중 하나였던 도시로 왕궁과 그 주변의 건축물들이 세계 문화유산(유네스코)으로 지정된 곳이다.
카트만두와 파탄이 빠른 속도로 도시화되고 있는 반면에 박타푸르는 아직까지 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발전이 더디다. 반면에 18세기 초기에 지어진 목조건물들이 화재 한번 없이 그 모습 그대로 매우 아름답게 보존되고 있으며 그 속에서 현재까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유적지 건물 아래층에서 장사도 하고 살림도 하고 있어 무방비로 훼손이 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나갈코트( Nagarkot)
나갈코트는 히말라야 전망대로 유명한 곳으로 해발 2,164m에 위치한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동쪽 약 35km 떨어져 있으며 차로 약 1시간30분 소요됐다.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이 있으니 하루 묵으면서 해돋이와 일몰을 감상하려고 계획했으나 카트만두 분지의 스모그가 심해서 포기하고 방문만 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랑탕, 마나슬루,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고 싶었다.
■보드나트(Boudnath) 사원
티벳(Tibet)촌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불탑을 가리켜 Bodh(깨달음)의 Nath(사찰), 즉 보드나트(Boud nath)라 한다. 카트만두(Kath mandu)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7㎞ 가야 하고, 탑 주위에는 티벳 사람들의 집단촌이 형성되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지방에 불심이 깊은 자드지모(Jadzimo)라는 노파는 모든 사람을 위한 불탑 하나를 세우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노파는 도축한 소의 살을 저미고 펴는 일을 하는 천민으로, 땅 한 평도 가질 수 없는 신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노파는 왕에게 물소 한 마리 살을 펼쳐서 덮을 만큼 땅만 주면 그 땅에 불탑을 세우겠다고 하였다고 한다. 왕 역시 소 한 마리의 살을 아무리 얇게 편다 해도 몇 평 정도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허락해 주었다. 그런데 과연 노파는 평생 동안 그 일을 한 만큼 면적 백평 이상 지름 100m가 넘는 땅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귀족들은 탄원하며 반대했지만, 왕은 ‘한번 허락한 것은 철회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거부하여 지금의 보드나트 불탑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이 탑은 단계별로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각각 땅(아래쪽 4층 대좌), 물(반원형의 돔), 불(눈과 13층 첨탑), 바람(우산모양의 구조물), 하늘(꼭대기 첨탑)이다. 특히 탑의 중심부에 그려진 눈은 지혜의 눈이다. 이 탑을 돌때는 반드시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하고, 불교신자들은 <옴-우주><마니-지혜><반메-자비><훔-마음> 즉 ‘옴 마니 반메 훔’을 암송하면서 탑돌이를 한다.
횡단을 마치며
티벳과 네팔 여행을 마친 재미한인산악회 대원들은 트리부반 공항(카트만두)을 통해 떠나고 나만 혼자 남았다. 다시 네팔에 오는 게 쉽지는 않을 터이기에 히말라야 설산에 가까이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수년 전부터 꿈 꿔 왔던 이 새로운 도전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티벳에서 고소적응을 했던 게 자신감을 주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고 9일 만에 산 아래 동네로 내려왔다. 나는 네팔 바이러스를 심장 깊숙이 묻었다. 아! 그 산위에서 만난 사람들. 나에게 많은 위로를 주던 그들.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찡그리지 않고 살아나가는 표정에 많은 안도감을 느끼고 왔다. 내 운명이 삐걱거릴 때 겸허히 받아들이려, 그들의 삶을 닮으려, 다시 그 곳으로 가고 싶다.
포카라에서 카트만두까지 가려고 다시 비행을 했다. 25분밖에 걸리지 않으니 놀이공원의 탈것 같이 장난스럽다. 시내가 내려다보여 더욱 더 놀이기구를 탄 느낌이었다. 하지만 눈을 들어 보니 구름바다 위로 웅대한 히말라야 산맥이 보여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필가 정민디>
네팔의 티벳 불교 사원에서 수도승들이 불교 의식을 치르고 있다. 그들만의 특이한 복장이 이방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 최대의 불탑 보드나트. 이 탑은 단계별로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의 에너지를 상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