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들과 함께 ‘칙칙폭폭’길에서 배우는 인생공부
봄방학이 시작됐다. 미국에서 가족이 여행을 가장 많이 떠나는 시기 중 하나가 바로 부활절 전후로 전개되는 봄방학 기간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불황으로 인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봄방학 여행을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가족이 늘고 있다. 봄방학은 어린 자녀와 함께 떠나기 때문에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교육적으로 요소를 첨가하면 더욱 효과적인 여행이 될 수 있다. LA에서 많이 떠나는 그랜드캐년 관광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기차 여행 등을 접목시키면 자녀들을 위하 매우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자녀들과 함께 봄방학 동안 큰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남가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장소들을 모아본다.
◆그랜드캐년 기차 여행
그랜드캐년은 미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 1위에 항상 등장하는 명소 중 명소다.
그랜드캐년을 여행하는 방법은 자동차, 관광사 투어버스, 헬기 투어, 기차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기차여행은 재미도 있지만 서부시대의 역사 및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매우 유익한 봄방학 여행이 될 수 있다.
매년 그랜드캐년 철도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22만여명에 달한다. 그랜드캐년으로 향하는 기차는 애리조나의 윌리엄스에서부터 그랜드캐년 국립공원까지 매일 운행된다.
그랜드캐년의 노스림(North Rim)과 사우스림(South Rim)을 여행하는 것으로 여행 루트는 약 65마일 정도. 윌리엄스 역(Williams Depot)에서 출발해 기차로 달리면 약 2시간15분이면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그랜드캐년 철도 측에서는 기차를 타고 초원, 나무숲, 사막지대 등 다양한 자연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이 최고 장점이라 소개한다.
야생의 동식물 구경도 빼놓을 수 없다. 엘크, 북미산 사슴인 뮬, 미 서부에서 볼 수 있는 가지뿔 영양, 프레리도그 등을 비롯해 심지어는 야생 토끼, 코요테, 스컹크, 쿠거, 살쾡이, 붉은 꼬리 매, 칠면조, 로드러너, 대머리 독수리 등도 운이 좋으면 구경할 수 있다.
*문의: 그랜드캐년 철도(928-773-1976), 1-800-THE-TRAIN
www.thetrain.com
◆칼리코
칼리코(CALICO)는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은광촌이자 고스트타운이다. 서부 개척사의 숨길을 느낄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매년 봄방학을 맞아 대규모 스프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칼리코는 1881년 은이 발견되면서 처음 타운이 세워졌다. 한때 20개의 살롱과 차이나타운이 있을 정도로 번창했지만 1907년에 폐촌이 되었다가 월터 노트라는 사람이 1951년 옛 모습을 되살려, 고스트타운 테마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은광촌은 처음 입구에 들어갈 때부터 재미있다. 입구 초소로 보이는 곳에 있던 서부의 사나이가 다가와 권총을 들이대며 손들라고 소리친다. 겁이 날 정도로 연기력이 대단한데 세수하지 않은 얼굴, 때가 낀 옷과 모자들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영화 세트 같은 마을로 들어서면 허름한 목조 집들, 바, 수공예집들이 서부영화에서 늘 보던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봄철에는 기온이 온화하고 지대가 험하지 않아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인데 4월3일과 4일 이틀 동안 계속되는 축제에는 컨트리 웨스턴 라이브밴드가 등장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웨스턴 플레이 그라운드가 마련된다.
개장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일몰까지이며 입장료는 성인 6달러. 어린이 3달러. 가는 길은 15번 노스를 타고 바스토우를 지나면 만나게 된다. 바스토우에서 북쪽으로 10마일 지점에 있다.
*문의: (760)254-2122 / www.calicotown.com
◆샌디에고 북부 칼스배드
끝없이 이어지는 절경의 해변과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갖고 있는 칼스배드는 유명한 꽃단지와 어린이들을 위한 레고랜드가 위치하고 있어 남가주 최고의 봄방학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봄철이면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꽃단지(Flower Field)가 만개해 평일에도 칼스배드에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데 최근 문을 연 꽃단지는 오는 5월 초까지 시즌이 계속된다. 형형색색의 래너클러스가 언덕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어 마치 동화 속에나 등장하는 환상의 나라에 온 듯한 즐거운 착각 속에 빠지게 하는 이 곳은 50에이커 규모로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게 퍼져 있다.
코앞에 보이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을 맞으며 구릉 사이사이 난 꽃길을 걷는 기분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가족 나들이 장소로 너무나 좋은데 주말에는 라이브 공연 등 특별행사가 이어진다. 장미 가든 역시 일반에게 공개되면 어린이들을 위한 트랙터(tractor) 타기도 열린다.
꽃구경을 끝내고 아름다운 해변가로 잘 만들어져 있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하이킹을 즐기면서 갈매기가 한가롭게 날개짓하는 백사장에서 조개껍질 줍기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운 빌리지에는 각종 골동품 샵과 카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사우스를 타고 1시간40분 정도 가다가 오션사이드를 지나서 칼스배드로 들어가는 칼스배드 빌리지 드라이브(Carlsbad Village Dr.)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내려 우회전하면 빌리지에 도착한다. 꽃단지는 칼스배드 빌리지 드라이브를 지나서 나오는 팔로마 에어포트 로드(Paloma Airport Rd.)에서 내려서 좌회전하면 바로 단지에 도착하게 된다.
*문의: (760)431-0352 / www.theflowerfields.com
◆레익 타호
봄방학 동안 자녀들과 함께 스키를 즐기면서 초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북가주 단연 북가주의 레익 타호(Lake Tahoe)를 꼽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파인 호수 중의 하나로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 인접해 있으며,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험난한 화강암 최고봉들로 이루어진 카슨 산맥의 골짜기, 녹음 짙은 소나무 숲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호수 주변은 다양한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조성된 곳으로 타호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이 깨끗하고 투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호수 주변 산에서 즐기는 스키, 여름에는 호수를 중심으로 수상스키 등으로 일년내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데 특히 봄철에는 특별 가격으로 패키지들이 많아 나와 있어 가족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레익 타호 관광은 호안을 따라 이어진 71마일의 순환도로부터 시작된다. 주위가 잘 정리된 하이웨이가 호수를 일주하고 있다. 아름다운 호숫가에 펼쳐진 백사장 주변은 야생의 화초가 어우러져 피어 있는 깊은 산림지대로 캠프장, 산막, 모텔과 휴양지가 산재해 있고, 눈에 덮인 타호 엘도라도 국립 산림지역이 펼쳐져 있다.
순환도로상의 유명한 관광지로는 호수에 작은 섬이 그림 같이 자리 잡고 있는 남서쪽의 ‘에메럴드 베이’와 하얀 백사장이 주변의 내린 백설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샌드 하버 주립공원’(Sand Harbor State Park)이 있고, 요트촌으로 유명한 ‘타호 비스타’(Tahoe Vista)와 ‘카넬리안 베이’(Carnelian Bay)와 어린이들과 눈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슈거 파인 포인트 스테이트 주립공원’(Sugar Pine Point State Park) 등이 있다.
가는 길LA에서는 101번→170번→5번→14번으로 북상해서 가다가 사막도시인 모하비에서 14번이 395번 도로와 합쳐진다. 송어의 도시 비숍과 맘모스(Mammoth) 레익, 모노(Mono) 레익, 토패즈(Topaz) 레익 등을 지나면 395번은 네바다로 들어선다. 이 길로 네바다 주청사가 있는 칼슨을 지나 사우스 레익 타호로 진입하는 50번 길로 들어서면 된다. 총 460마일 9시간 운전이 소요된다. 또 다른 방법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새크라멘토까지 북상하면 50번 프리웨이가 나온다. 총 거리는 485마일 정도인데 시간은 395번을 타는 것과 비슷한 9시간이 걸린다.
<백두현 기자>
사우스림 입구로 질주하고 있는 그랜드캐년 트레인. 봄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경험하기 좋은 체험 관광상품이다.
서부 개척사의 숨길을 느낄 수 있는 칼리코.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은광촌이자 고스트타운이다.
샌디에고 북부 칼스배드에 있는 플라워필드. 칼스배드에는 레고랜드도 위치하고 있어 남가주 최고의 봄방학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알파인 호수의 극치를 지니고 있는 레익 타호. 자녀들과 함께 봄 스키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