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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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알리스 (Alice in Wonderland)

2010-03-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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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구멍으로 들어가니 그곳엔‘이상한 나라’가…

▶ 소녀였던 주인공 19세 처녀로 나와

★★★ (5개 만점)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롤의 소설(1865)이 원작으로 상상력 무궁무진한 소녀의 꿈속에서의 모험을 통한 성장기를 다룬 내용이다(‘오즈의 마법사’와 흡사하다). 이 소설은 과거 여러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이번에는 괴짜 감독 팀 버튼과 그의 명콤비 자니 뎁이 다시 손잡고 보기에 화려하고 근사한 영화를 만들었다. 입체영화인데 입체적 효과는 대단하지 못하다.

소설과 다른 것은 알리스가 소녀가 아니라 19세난 처녀라는 점으로 단순한 아동용 영화의 틀을 벗어나 남녀노소가 모두 볼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그러나 볼만한 영화이긴 하나 영화가 뜨거운 가슴이 모자라고 버튼의 영화로선 너무나 통속적이다. 또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와 색감이 어둡다.


컴퓨터 특수효과와 세트와 디자인과 미술과 분장과 의상 및 시각적 효과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훌륭하고 또 순간순간 유머와 기지와 재미도 있고 또 눈부시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버튼의 뛰어난 상상력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책의 초현실적인 내용과 환상적인 감독인 버튼(‘가위손 에드워드’ ‘윌리 웡카’)과 다재다능한 뎁이라는 콤비가 만든 영화로선 흡족하지가 못한 작품이 생산됐다. 역시 버튼의 콤비인 작곡가 대니 엘프만의 음악이 좋다.

영화는 처음에 소녀 알리스가 또 아름다운 악몽을 꾼 뒤 깨어나 아버지에게 “아빠 나 정신이 돌았어요?”라고 물어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로부터 13년 후. 창백하게 아름답고 침울하며 독립심이 강한 알리스(호주 배우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아름답고 연기도 잘 한다)는 홀어머니의 주선으로 귀족 집의 멍청한 아들과의 면담장소인 가든파티에 참석한다.

수많은 귀족 손님들이 보는 가운데 남자가 알리스에게 청혼을 하자 알리스는 “생각 좀 해 봐야겠다”면서 남자를 두고 자기를 부르는 하얀 토끼를 따라 나무 밑 토끼 구멍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 알리스는 온갖 희한한 사람들과 짐승들을 만나면서 모험과 액션을 겪는데 알리스는 자기가 어렸을 때 이미 한 번 이 이상한 나라를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기억 못한다.

알리스는 얼굴을 가지 꽃들이 만발한 이상한 나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된다. 푸른색의 모충과 입이 양쪽 볼까지 찢어진 웃는 투명 고양이와 사사건건 다투는 키 작고 둥근 형제 트위들디와 트위들덤 그리고 약 먹고 흥분한 듯한 토끼와 사냥개 등을 만난다.

희한한 사람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이 산발한 빨강머리에 초록색 눈동자를 하고 모자를 쓴 서커스 광대를 닮은 매드 해터(뎁). 매드 해터는 알리스를 옛날에 만난 기억을 하는데 겁이 많지만 항상 알리스를 돌보아주는 서툰 기사 노릇을 한다.

본격적인 얘기는 여동생인 화이트 퀸(앤 해사웨이는 미스 캐스팅)과 그에게 왕위를 빼앗겨 역모를 한 레드 퀸(버튼의 사실혼 아내로 요란한 분장을 한 헬레나 본햄 카터가 볼만하다)간의 대결. 백군과 적군의 카드 병정들이 대결전을 하는 중에 기사 복장을 한 알리스가 흉악하게 생긴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는 야수 괴물과 1대1로 맞붙는다. 이 부분을 찍은 컴퓨터 기법은 매우 진부하다. PG. Disney.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HSPACE=5
처녀가 된 알리스(미아 바시코브스카)가 이상한 나라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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