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월 대보름달

2010-02-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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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암 대한불교 조계종 워싱턴 보림사 주지

구름 개인 푸른 하늘에
보름달이 창가를 밝게 비추니
달빛을 쓸어 담고 싶은
이 마음 그리움 먹고
물안개 여울에 젖어
겨울 숲 사연을 물어 본다

정절을 지켜온 나신(裸身)의
침묵 앞에 풍광은 서럽구나
봄볕은 눈숲을 부수고
연푸른 가지마다 싹을 피우니
꽃망울은 밤사이에
피어오르네
오! 보름날 우리가족이 오순도순
모여앉아 엄마가
토를 잡고 모로가고
걸로 날거라는
윷놀이를 챙겨주시던
어린시절 그리워 아이되어 웁니다.

창공을 몸에 두른
보름 달빛속에
어머님의 고귀한 숨결이
불효자 마음에 살아 숨쉽니다
고운 정 그리움 심어준
어머님 생각에
바보되어 웁니다.
달빛속에 어머님 사랑이
봄파도에 밀려오누나
푸른 이끼 붉은 꽃망울
산새들이 봄을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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