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천상의 휴가

2010-02-0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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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현자

몸살기 있는 세상을 가만가만
덮어오는 저 보드라운 소리
창을 열고 서니
세상은 온통
한 이불아래 잠들어있고
밤새 간호하고 있던 하늘은
저 순백의 재료로
비좁은 가지 끝
눈꽃을 만들고 있다.

그 위를
먹이 찾아 총총거리는
발이 빨간 저 새

그럴지라도 지금 이 순간
저 눈꽃
우리 안에 들어와
해열제가 되고
생의 마디 어디쯤에선
이런 절대휴식도 필요하리니
이 아름다운 고립
오늘껏 누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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