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페어 의존 하지만
자식용돈·비상금 털어
1천달러 모아 기탁
“죽기전 남위해 좋은일”
“우리도 어렵지만 그들에 비해서는 아무 것도 아니죠”
아이티 지진 참사 치유를 위해 전 세계가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카운티 한인 노인들도 이에 뒤쳐질세라 성금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사이프레스 소재 사랑양로보건센터(원정 유니스 한) 소속 110여명의 노인들은 아이티 대지진이 난후 약 3주 동안 자체 내 성금운동을 벌인 후 모여진 성금 1,000달러를 5일 본보에 기탁했다.
이들 노인들은 자신들도 웰페어에 의존하는 신분인데도 불구, 쌈짓돈을 성금으로 내놓았으며 일부 중에는 자신들의 비상금을 털어 내기도 했다. 자식들로부터 받는 용돈도 어려운 이를 돕기 위한 성금으로 모아졌다.
사랑양로보건센터 유니스 한 원장은 “노인들은 자신들이 아프신 데도 불구하고 웰페어의 일부를 아이티 주민들을 위해 내놓으셨다”며 “매일 수달러씩 정성껏 모아 성금에 내놓을 정도로 대단한 열정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로 인해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예산이 감축되고 이에 따라 양로보건센터로 들어오는 주정부 보조금이 깎이거나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는데도 불구, 노인들은 이에 마다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성금운동에 나섰다고 한다.
이들 노인 대부분들은 거동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센터요원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성금 운동을 벌였다. 그만큼 노인들에게는 이웃돕기가 먼저인 것이다.
이혜경 프로그램 수퍼바이저는 “노인들께서 먼저 요청해서 이 성금활동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노인들께서 ‘죽기 전에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들 말하셨다.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젊은 우리들의 마음이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이 양로보건센터 회원이자 웨스트민스터에 거주하는 이춘웅(70)씨는 수년 전 중풍이 와 거동이 불편한데도 제일 먼저 아이티 주민들을 위한 성금활동을 제안했다.
이춘웅씨는 “신문과 뉴스를 통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다”며 “우리보다 못한 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성금운동을 제안했고 센터 측과 다른 노인분들이 이를 흔쾌히 받아주셨다.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안 좋았으나 저들을 위해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에나팍 거주 최은자(83)씨도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 친구들과 함께 마음을 모았다”며 “뉴스를 보고 불쌍하고 슬펐으나 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지난 3주간 아이티 주민들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여 1,000달러를 본보에 기탁한 사이프레스 소재 사랑양로보건센터 소속 한인 노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