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가지 바램

2010-02-02 (화) 12:00:00
크게 작게

▶ 안선영 /회계사, VA

‘이민개혁안’에 앞서 거의 완성될 것처럼 보인 ‘의료보험 개혁안’도 경제와 실업문제 해결과제에 밀려 지연되고 있다. 아직도 개혁의 진폭이 다른 연방 상하원 법안의 조정, 통합 절차와 최종법안에 대한 상하 양원 각각의 표결과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있는데 말이다.
그 와중에 불행하게도 매사추세츠주의 연방 상원 보궐 선거에서 귀중한 한 석을 잃은 민주당으로서는 어려움을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 의료개혁을 원치 않는 공화당이 의사진행 발언을 무제한 허용함으로써 어떤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의회 내 절차상의 방법을 통해서 막을 수 있는 ‘필리버스터’를 사용할 경우, 일정 숫자의 의원동의에 의해서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약 ‘클로쳐’를 실행할 수 있는 60석의 지위를 이번 보궐 선거 패배로 민주당이 잃었기 때문이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도 의료개혁안 통과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각각의 상하원의 법안에는 현재 민간의료보험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저소득층의 건강보험을 지원하는 방안 등, 지금까지의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 등이 많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일정규모 이상의 직장에서 보험료의 70~80%를 부담해주는 고비용 민간의료 보험중심인 ‘고용자 지원 건강보험’에서 전 국민이 의료보장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새 개혁안이 실행되는 데에 과연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정책과 보험을 가입하는 가입자를 늘려, 보험재정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 속에서 앞으로 이상적인 의료법안을 안착시키기에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의 지속적 재원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 걱정이 된다.
두어 달 전, 우연히 건강검진을 받던 중, 간단한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여, 시술을 받은 적이 있다. 만약 의료보험이 없었다면, 그 간단한 조직 검사의 비용이 약 3천불이였을 것이라고 보험 명세서가 보여주었다. 회사 동료의 어린 딸이 감기로 3일간 병원에 입원 하였는데, 의료보험이 없었더라면, 그 비용이 6천7백불에 달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의도한 의료보험 개혁안이 기존의 민간 보험회사들과 기존의 민간 보험 가입자들의 이익에 의해, 그리고 소수 민주당 소속의 상원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많이 수정되어 왔음을 알고 있다. 처음 의도했던 개혁안 보다는 여기저기의 이해관계에 의해 절충, 수정되면서 미흡한 점이 더 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하든지 의료보험이 성사되어 지금 현재의 의료보험제도를 바꾸는 첫발을 내 딛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병’을 알고 있으면서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이 내 몸 안에 생겼는데 생긴 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우리들 중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다.
두 번째, 불법체류자 구제안이 올해 안에 성사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래서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나의 이웃집 아이가 제대로 대학 교육까지 받을 수 있으며, 능력 있고 건실한 이웃집 가장이 제대로 일자리를 구해 멋지게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아직 다 세우지 못했던 2010년의 신년계획을 이제 완성하였다. 위의 두 가지 바램이 이루어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실천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