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포 문학 현 위치 가늠해보고 싶었죠”

2010-01-2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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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실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최미정 씨

▶ ‘재미한인 디아스포라 시 문학’ 논문 발표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에 있는 최미정씨(사진)가 미주 동포문학을 주제로 한 최초의 박사 논문 ‘재미한인 디아스포라 시 문학’을 발표한다. 2002년부터 뉴욕에 거주한 최씨가 6년간에 연구를 걸쳐 완성한 이 논문은 미 동부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 온 김정기, 김윤태, 최정자, 장석렬 4명 작가의 시를 중심으로 이들의 작품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고향상실’의 정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다.

최씨는 “동포 문학의 정서는 이방인, 망명자, 제3의 정체성 등으로 대표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이런 고향상실의 허무함을 고향회복으로 극복하려는 의지의 문학으로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최씨가 말하는 고향은 서울이나 부산 등 특정 지형을 지칭하는 지리적 개념이라기보다는 ‘마음속의 지형’이며,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보다 사회학적, 철학적인 탐구가 필요했다.“태어나 자란 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은 누구나 힘든 적응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특히 이국에서 모국어로 시를 쓰는 시인들에게 이 과정은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며 “이들에게 감성적인 고향의 회복은 작가로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최씨의 논문에는 이들 작가들의 초기 작품에서 최근 작품까지를 분석하며 시인들이 이 과제를 어떻게 수행해 나갔는지를 보여준다.

최씨가 동포문학을 논문 주제로 삼은 건 그 자신이 2003년 뉴욕으로 이주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해외로 나간 한인들이 급격히 늘면서 이른바 디아스포라 문학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일제시대 중국과 일본으로 이주한 한인 문인들을 대상으로 한 몇 편의 논문외에 미주 문학인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마침 최씨의 지도교수인 조규호 교수는 해방전 재미문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있었다. 조 교수는 최씨에게 본격적인 재미 동포문학 연구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며 특히 뉴욕 거주는 논문 작성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적극 성원해주었다.


최씨는 “지난 수십년 동안 동포문학이 발전했는지, 답보했는지 혹은 오히려 퇴보했는지 평가하는 것이 논문의 주제는 아니다”며 “ 다만 분명히 한번은 정리하고 평가해야 할 시점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미주 이민 100년이 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도 이국에서도 소외받고 있는 것이 현실인 동포 문학이 과연 어떤 지점에 위치해 있는 지 가늠해 볼 필요가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의 논문에서 냉정한 판단보다는 따듯한 애정이 담긴 시선이 느껴지기를 바라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선임자들의 연구 자료가 너무 없어서 고생했던 최씨는 논문 마지막에 자신이 구했던 모든 작품의 목록을 부록으로 실었다. 앞으로 동포문학을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용한 자료집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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