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세대, 한국의 밝은 미래
2010-01-20 (수) 12:00:00
크리스마스와 정초를 끼고 10일 정도 어머니를 뵈러 한국에 다녀왔다.
우리 모두에게 유난히 힘들었던 2009년을 보내며 많은 사람들이 새해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 때문인지 연말 서울 거리는 모두 들떠 있는 것 같았다. 서울 시내 고층 건물들 크리스마스 장식은 뉴욕 어느 곳에서도 본적이 없을 만큼 규모가 크고 웅장했다. 20~30층 되는 여러 빌딩들의 한 면을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한 장의 화폭처럼 그림이 계속 바뀌며 황홀하게 번쩍이고 있었다. ‘여기가 서울이 맞아?’ 그래서 외국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철에 한국에 관광하고 쇼핑 온다고 하더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한 켠에서는 호랑이해에 태어나는 사내 아이는 용맹과 지혜를 함께 겸비해서 성공한다고 얘기하고 딸을 출산하는 부모는 혹시 성격이 너무 거센 아이가 나올까 걱정도 들린다. 나이든 세대가 들으면 믿어지지 않겠지만 지금 한국의 20~30대 사람들은 제발 딸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한다. 베토벤, 유관순, 조용필, 안창호, 김종필, 데미 무어 그리고 ‘꽃보다 남자’의 김현중이 호랑이 해에 태어났다고 한다. 올해는 특히나 경인년 백호랑이로서 단연 호랑이띠의 스타들이 가요계와 연예계에 활기를 불어 넣을 거라고 예견한다. 미래의 두 강대국 차이나와 아메리카를 합쳐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말이 미국에서 들어가 유행한다고 했다. 혼돈의 교통 체증은 일상이 된 듯 모두 잘 적응하며 살고 있었다. 시내에서 동생이 몰던 토요다 캠리가 눈금이 사분의 일만 남아 기름을 넣는데 10만원(약 95불)이라는 거금을 내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미국에서 기름 값 오른다고 내가 불평할 때 남편이 곁에서 하던 말이 생각났다. 그래도 세계에서 미국이 기름 값이 제일 싼 편이라고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많이 비싸다니 놀랄 일이다. 어째서 그런가 물어보니 세금이 비싸서 그렇다고 주유소에서 말한다.
아이 폰, 블랙베리, 옴니아 폰 등 이름도 잘 모르는 스마트 폰을 사람들은 하나씩 들고 다니고 문자 메시지도 많이 쓰인다. 얼마 전 삼성에서는 직원들에게 스마트 폰을 350개 정도 나누어 주었다는데, 이것이 보기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라서 어떤 직원들은 회사에 나오는 대신 아침에 현장 조사를 나간다거나 집에서 업무를 보면서 모든 연락을 한다고 얘기 한다.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자랑스런 한국인의 모습이 TV에 나오는데, 중국 베이징 사람들 식탁의 70%의 두부와 닭고기 다시다를 공급한다는 CJ 한국회사지부 대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먼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파악하고 또 그들과 가까이 지내며 사업을 천천히 발전시켜 결국 두부의 원조인 중국회사와 손을 잡고 한국식 하얀 두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옛날의 한국이 아닌 듯 현명한 젊은 두뇌들의 짜임새 있는 살림살이와 발전상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우리의 복잡다단한 생활에서 바로 큰 획을 그어주는 새해가 없다면 시간은 어제처럼 또 허망하게 가고 말 것이다. 또 굳이 해(년)를 구분하고 떠들썩한 것도 결국은 묵은해는 보내고 자신에게 또 다른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주려는 마음에서이며, 많은 젊은이들이 해돋이를 보러 가는 것도 작년의 꿈에서 깨어나 새로운 세상을 계획하고 실천 하려는 의지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는 100년의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갈 우리 G(Global) 세대의 젊은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대부분은 88년 올림픽 전후로 탄생했는데 영어와 세계경제에도 밝으며 컴퓨터에는 도사이고 맑고 밝은 미소, 반짝이는 눈의 그 젊은이들을 서울 거리의 도처에서 보았다.
이혜란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