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2010-01-19 (화) 12:00:00
사람의 발길이 뜸한 외진 곳
철제로 만든 녹이 쓴 빈 의자가
겨울의 냉기를 무릎에 앉히고
오랜 침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인적이 끊겨 버린 외진 이곳에
부동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피곤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밤이면 찾아오는 별님 때문이다.
오늘 밤도 별님은 소근거린다.
오늘은 어땠어. 낮에는 외롭지.
몸은 좀 괜찮고. 어깨를 좀 펴봐.
조금만 더 참아. 결국 너는 될 거야.
나는 별님의 살가운 위로에
눈물을 글썽이며 중얼거린다
영원한 나의 동반자 별님 고마워,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거야.
내일은 나의 무릎을 차지하고
내 영혼을 좀먹는 절망을 몰아내고
발버둥치는 내 영혼을 굳건히 잡아줄
믿음 소망 사랑을 무릎에 앉히고 기다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