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 클리닉에 12만달러 지원’ 오의권 씨
“목수 헬퍼로 시작
힘든 이민생활 경험”
한인들 관심 바라
“미국생활 초창기에 목수 헬퍼로 일하면서 돈 없고 체류신분이 불확실해 병원 치료를 못 받는 한인들을 많이 보아왔어요. 이같은 분들에게 치료 혜택을 주는 클리닉을 돕고 싶었어요”
16일(토) 개원하는 OC 한인커뮤니티 첫 무료 클리닉 한달 렌트 5,000달러를 2년 동안(12만달러) 지원하기로 약속(본보 1월6일자 8면 참조)한 오의권(49·알리소비에호 거주)씨는 돈 없어 병원을 못 가는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시카고의 한 신학대에 유학 와 미국생활을 시작한 오씨는 거의 밑바닥 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목수 헬퍼부터 시작해 목수, 건설회사 사장을 거치면서 병원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돈 없는 불체자를 많이 접했다. 자신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해 지금도 반쪽 치아에 문제를 안고 생활하고 있다.
직업이 건축인 만큼 오씨는 다양한 주택과 건물들을 다니면서 거라지를 렌트해서 생활하고 있는 한인 할머니도 만난 적이 있다. 어려움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오렌지카운티 한인들을 많이 목격해 왔다
오씨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생활이 힘든 한인들이 주위에 많이 있다”며 “영주권자라고 해도 미국생활을 하면서 돈 때문에 병원에 제때에 가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 이와 같은 클리닉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오씨는 기관이나 단체에 도네이션할 정도로 생활이 넉넉한 것이 아니었다. 목수로 일하다 건설 회사를 차려서 직접 운영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직원들을 돕다 보니까 항상 빠듯한 생활을 해왔다.
그러다가 오씨는 부동산에 투자를 잘해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부동산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으로 무료 진료소 렌트를 부담 없이 충당할 수 있게 됐다. 부동산 매니지먼트 회사인 ‘더 뷰 레지던시’사도 새로 설립했다.
총신대 신학대학을 졸업한 오씨는 앞으로 오렌지카운티에 신학대 교수들을 양성해 전 세계에 보내는 ‘인터내셔널 신학대학’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또 시애틀 위쪽 인디언 보호 구역에 리조트 설립 프로젝트에도 관여하고 있다.
오씨는 “조용하게 남을 서포트 하고 싶었지만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면 클리닉을 위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한인사회에서 클리닉을 많이 도와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 이진영씨와의 사이에 대학교에 재학 중인 에이브람, 다니엘군을 두고 있다.
한편 오씨는 13일 오전 LA 총영사관에서 김재수 총영사로부터 무료 클리닉 지원에 관련해 감사패를 받았다.
<문태기 기자>
오의권(오른쪽)씨가 김재수 총영사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있다. <이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