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 등 한인단체
재향군인병원 위문
“한국이 자랑스러워요”
“이제는 한국이 자랑스러워요”
한인단체가 연말을 맞아 병상에 누워 있는 미 재향군인들을 찾아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대한노인회 오렌지카운티 지부(회장 이연욱)와 재미 한국계 시민연맹(LOKA USA·회장 오구)은 22일 롱비치 재향군인 병원을 찾아 한국전, 베트남전,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들을 위문 방문했다.
이들 단체들은 이날 김진오 전 OC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각 한인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선물꾸러미를 마련, 이들에게 일일이 전달하고 나라를 위해 싸왔던 참전용사 30여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인들은 또 재향군인 환자 중 한국전 용사들에게 특별 제작한 공로 메달을 목에 걸어주었다.
미 육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했고 척추신경마비로 지난 23년간 병상에 누워 있었다는 케이 그룸(73)은 “연말에 잊지 않고 우리를 찾아오는 한인들로 인해 감사할 따름이다”며 “오늘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특별한 감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유럽전선과 한국전에 참전했다던 존 덴트(86)는 자신은 박찬호 선수의 열렬한 팬이라며 “사랑을 베풀어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이제는 한국이 발전해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계속되는 경제위기 속에 이들을 찾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인들의 자발적인 도움은 재향군인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병원 측은 밝힌다.
재향군인 병원 커뮤니티 자원봉사부 직원인 브라이언 우즈는 “요즘 같은 어려운 현실에서 한인들이 잊지 않고 수년째 찾아주고 있다”며 “이곳에 있는 많은 참전용사 출신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투병생활에 눈시울을 붉힌 이연욱 대한노인회 OC지부 회장은 “20·30대 젊은 나이에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한인들은 이들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재미 한국계 시민연맹 허브 리버맨 상임고문도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한국이 설 수 있었다”며 “오늘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뜻 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이연욱 대한노인회 OC지부 회장(오른쪽)이 한국전 참전용사 케이 그룸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