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9-12-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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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워싱턴 문인회

2009년 마지막 달력에
매달린 12월 5일
하늘이 우윳빛으로 뚫리니
소리 없이 신의 음성이 내린다

온갖 사념을 안고

포플러 나무 까치둥지에
교회 종탐위에
학창시절 교정에 깔린 설렘
노루 토끼 뒤쫓으며 뒹굴던 뒷동산
한 밤 중 닭서리
담벼락의 풋사랑
소리 없이 다가와
어린 때 고향으로 유혹한다

지불(知不)
귀천(貴賤)
모두 순결로 덮어주는 평등의 공의(公義)
어느새 듬성듬성 겨울 꽃이
하얀 추억을 들춰주는 발자국을 찍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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