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포슬눈
2009-12-09 (수) 12:00:00
불혹을 훌쩍 넘긴 어미가
걱정 속에서 늦둥이를 순산하는 것처럼
늦 삼월 포슬눈이
갓 깨어난 만물 위로
내려앉습니다
창밖으로 하얗게 펼쳐진 저녁풍경이
함박눈 내린 어린 시절 겨울 같아
마냥 좋아하던 그 시간으로 잠시 돌아가는데
어쩌다 찔레꽃잎을 닮은 눈발 하나
내 마음을 콕 찔렀습니다
오빠들과 처음 하는 눈싸움에
춥고 배고픈 줄 모르는데
행여 밥이 식을까 아랫목 이불 속에 묻어놓고
얼른 밥 먹어라 동네어귀 까지 찾아 나선 어머니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주시던
울컥, 어머니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