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방울 수채화

2009-12-0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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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철 버지니아

보슬비 내리는 오후
초록 풀잎 위
물방울이 서로 만나는 것을 본다
영롱하게 여문 사랑의 씨를 안고
마음 따라
물방울 하나
조심조심 궁굴려 가면
저만치서 마중 나오는 또 하나의 물방울
떨며 다가와
와락 하나 되는 것을 본다
온몸으로 서로를 안아 들인다
어디부터 너이고
어디까지 나라고 나눌 수 없는
순전한 하나
마침내 만남의 무게로 뚝
떨어져 서로 껴안은
더 커진 물방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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