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나는 오늘 새벽 일찍이 일어나, 여명의 저편에서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리듯이 그대들의 기억이 나를 찾아오기를 기다리었다. 그대들과 있었던 아름다운 과거들이 하나씩 나를 찾아와 나와 함께 하기를, 그리고 그 기억의 시간들이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기를 기다리었다.
이미 우리들의 곁을 떠나간 친구, 멀리 지평선 너머에, 그리고 지구의 반대편에서 나의 친구여, 그대들은 안녕하신가? 아 그리고 병상에 누워있는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그대들은 너무 외로워하지 마시오. 왜냐하면 우리는 그리움이 무엇인지 알고있기 때문이라오. 우리들의 육신은 멀리 떨어져서 있으나, 영혼은 자유로운 날개를 달고 서로를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나의 영혼이 살고 있는 집, 나의 육체는 건강하고 아름다우나, 그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사실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들은 가끔 그 허구의 기만성에 속기를 몇번이나 하였던가. 한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우리의 육체를 사정없이 그 기만성의 구덩이에 던져넣으며, 우리를 비웃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거리에서 일어나는 각종의 사고와 사건들이 그러하며, 그 비극의 실마리가 우리를 비껴갈 때에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쉬며 다시 우리들의 일상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위대한 ‘수퍼 맨’이 말에서 떨어졌을 때,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수퍼 히어로’를 볼 수 없었을 때,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휠체어에 몸을 의지 할 때, 그 슬픔을 우리는 가슴 속에 묻어둔다. 우리가 비록 힘찬 육체의 향연, 올림픽의 경기장에서 약동하는 육체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할지라도, 우리는 육체가 우리에게 주는 그 한계를 두려워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육체를 더욱 찬양하고 가꾸는 것이 아니던가.
그리고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건강한 육체에 더러운 영혼도 살고 있다는 것을. 주체할 수 없는 육체가 저지르는 비행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우리는 그것을 매일 뉴스에서 듣고 있다. 차라리 그들의 육체가 허약하였더라면, 그래서 그의 음흉한 마음이 움직이지 못하고 그의 몸속에 가두어졌더라면. 우리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인간이 저지르는 비행은 오늘도 세계의 여러 곳에서 쉴새없이 일어난다.
친구여, 그러한 사실들에 우리가 치를 떤다고 그 일들이 멈추어질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를 빛내고 있는 고귀한 영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위대한 영혼은 또한, 우리가 찬양하는 육체의 아름다움을 벗어나서 드높이 휘날리는 순백의 깃발처럼 순수하고 드높이 우리를 비추며 눈부신 태양처럼 하늘 높이 솟아있다.
그러므로 친구여. 여명에 태양을 기다리듯이 과거 기억들을 기다린 나에게 다가온 당신들은 천사처럼 아름다왔다. 그것은 순수하고 천진한 우리들의 젊음이었으며, 또 세파에 물들지 않았던 우리들의 순결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가. 순결한 영혼이 우리를 지키기도 한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것은 육체를 십자가에 희생한 위대한 영혼의 승리이며, 불구의 몸을 이끌고 이루어낸 영혼의 음악소리이며, 우리의 육체를 떠나서 이루었던 교훈이 아니던가. 영혼이 떠나간 육체가 죽음만도 못한 삶을 영위하고 있을 때에 육체를 벗어난 위대한 영혼이 영원히 산다는 이 삶의 법칙에 나는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오 친구여.
나에게 찾아온 당신들의 기억처럼 나도 당신을 때때로 방문하려하오니, 친구여 어느날 새벽에 휘파람 소리 같은 청아한 새소리가 들려온다면 그것은 내가 당신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 창문을 열고 귀를 기울여요. 그대가 기쁜 마음이 들 때 나도 그 곳에 함께 있다는 것을 알아주어요. 사랑하는 친구여 오늘 나를 방문해주어서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