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숙자들에게 담요 “따뜻한 겨울 되세요”

2009-11-2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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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들’과‘이불마트’등 한인들
샌타애나 시청앞서 수백여장 나눠줘

“이 분들의 도움으로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샌타애나의 한 노숙자가 한인들의 도움에 감사하며 한 말이다.

노숙자들을 상대로 봉사하는 단체로 유명한 ‘소중한 사람들’(대표 김수철 목사)과 이불전문매장 ‘이불마트’(대표 김홍수), 가나안장로교회(담임목사 임흥섭) 소속 한인들이 추수감사절 이틀 전인 24일 샌타애나 다운타운의 밤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최초로 노숙자들을 위한 ‘사랑의 담요 나누기’ 행사를 벌였다. 이날 행사는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한종수 목사)가 함께 주관했는데 담요 1매당 10달러씩 후원하는 방식을 채택,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에서 기금운동을 벌여왔다. 남가주 교회협의회가 100장분 기금을, 제너럴금융 등이 300장분 기금을 도네이션 했다.

이날 샌타애나 시청 인근 한 공원에서는 총 110장의 담요가 노숙자들에게 제공됐는데 한꺼번에 몰린 100여명의 노숙자들이 약 50미터가량 줄을 서며 장사진을 이루었다.

소중한 사람들 대표 김수철 목사는 “지난 8년간 LA 일대에서 이 행사를 계속해 오다 이번에 OC에서는 최초로 행사를 열어 감회가 새롭고 뜻 깊다”며 “이곳 노숙자들이 LA보다 질서정연하고 가족적인 것 같다. 내년에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며 콘서트 등 다른 행사도 이곳 노숙자들을 위해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안장로교회 유희옥 사모는 “그동안 각 절기마다 음식 제공, 타월·치약도 전달했으나 담요를 주는 일은 이번이 처음”며 “갑자기 나타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그동안 미국 교인들과 함께 일을 해왔기에 노숙자들과 친분이 생겼다. 앞으로도 미국 교회와 함께 지속적인 사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거주하던 집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는 히스패닉 노숙자 프레디 알비자는 “이번 겨울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담요를 얻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한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져주어서 감사하다는 표현밖에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제니’라고 하던 한 여성 노숙자는 “오늘 이 담요를 덮으며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분들의 도움으로 올 겨울은 따뜻할 것이다. 한인들의 사랑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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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들 김수철 목사(맨 앞)와 자원봉사자들이 24일 밤 샌타애나 시청 앞 공원에서 이 일대 노숙자들에게 ‘사랑의 담요 나누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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