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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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슨’(Bronson)

2009-10-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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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만점)

“어이, 간수 양반 내 주먹맛 좀 볼래?”
영국 교도소 사상 최악의 수감자 그린 전기물


영국 교도소 사상 가장 악명 높은 수감자로 지금까지 34년(그 중 30년은 독방 살이) 간의 옥살이를 하고 있는 마이클 피터슨의 삶을 잔혹하고 폭력적이요 익살맞고 거의 초현실적으로 과격하게 그린 유혈이 낭자한 전기 영화다.


피터슨이 교도소원(체제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과 반항이라고 해도 되겠다)들을 상대로 단독으로 행사하는 폭력이 어찌나 강력하고 치열하고 또 화끈한지 그것을 보면서 긴장감 때문에 온 몸이 수축되는 느낌이다.

만화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할 정도로 영화가 폭력과 함께 예술성을 아주 재주 있게 섞었는데 낄낄대면서 잔인성과 폭력을 즐기도록 한 획기적이요 혁신적이며 또 지적이요 냉소적인 영화다. 연기와 촬영과 음악 사용 및 디자인 등 모든 것이 뛰어난 컬트영화로 문제는 너무 폭력적이라는 사실.

마이클 피터슨(그는 불법 내기 맨주먹 권투의 자기 매니저로부터 영화배우 찰스 브론슨 이름을 부여 받는다)은 어렸을 때부터 싸움과 도둑질을 밥 먹듯이 하다가 젊어서 강도질로 7년형을 받는다. 이때부터 그의 옥살이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데(물론 중간에 잠깐 석방된다) 폭력이 자기의 독특한 예술(기술)인 브론슨은 처음부터 간수들을 상대로 거의 자학적인 싸움을 걸어댄다. 그는 싸울 때면 발가벗은 온 몸에 기름을 칠한 뒤 가차 없이 간수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는데 물론 간수들에게 죽도록 얻어터진 뒤 독방에 처넣어진다.

영화는 피터슨이 찰스 브론슨의 이름을 딴 브론슨으로서 카메라를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거나 극장에서 관객을 상대로 원맨쇼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인간폭탄 브론슨은 순전히 교도소 체제에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는 듯이 별 이유도 없이 툭하면 간수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다. 그리고 장기간 옥살이를 하면서 교도소를 호텔처럼 편하게 여기게 된다.

브론슨이 교도소가 자기 집이요 옥 밖은 오히려 남의 집처럼 거북하게 느끼는 모습은 그가 잠시 석방됐을 때 잘 묘사된다. 그는 석방되면서 여장남자 전용 색주가를 운영하는 삼촌 잭을 찾아가는데 여기서 그가 여자를 사귀고 또 보통 삶을 사는 모습이 마치 별세상에 사는 외계인 모습이다. 브론슨은 궁극적으로 자기를 배신한 애인에게 줄 청혼용 반지를 강도질한 죄로 다시 옥에 들어간다.

물론 그와 간수들 간의 치열한 육박전도 계속된다. 그리고 브론슨은 교도소 미술선생에 의해 미술 재능이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그림을 그리는데 자기 그림을 교도소장에게 주었다가 무시를 당하면서 미술선생을 인질로 잡고 난동을 부린다.


한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끊임없이 분노하고 폭력적일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 하게 되는데 영화는 과연 사회는 이런 사람에 대한 적절한 대안이 있는가 하고 묻고도 있다.

브론슨 역의 톰 하디가 과장될 정도로 으스대면서 우람찬 연기를 압도적으로 표현한다. 폭력과 유혈과 잔혹성이 가득한 데도 아름다운 영화다. 덴마크 태생의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성인용. 선셋5(323-848-3500)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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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슨은 혼자서 영국 교도소 체제에 대항하며 폭력을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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