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뷰/ ‘카라모어 가을 페스티발’ 조수미 피날레 무대 장식

2009-10-09 (금) 12:00:00
크게 작게
웨체스터 카운티 내 카토나(Katonah)에 위치한 ‘카라모어 가을 페스티발(Caramoor Fall Festival)’은 지난 4일,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뉴욕 근교에서는 가장 큰 야외 음악당으로 유명한 카라모어가 올해 64회째를 맞는 서머 페스티발에 이어 가을 페스티발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첫날인 2일 ‘뉴욕 필 하모닉‘에 이어 토요일은 피아니스트 칰 코레아씨의 연주가 있었으며, 일요일 조수미 씨의 매진 리사이틀은 멀리서 찾아온 몇몇 한인들의 마음까지도 흡족하게 해주었다.

로젠 하우스(Rosen House) 뮤직 룸은 인근 주민들 뿐 아니라 뉴저지와 커네티컷에서부터 온 음악 애호가들로 가득 채워졌으며, 카라모어 오페라 디렉터인 윌 크러치필드(Will Crutchfield) 씨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울려퍼진 비발디, 로씨니 도니제티 등의 오페라 가곡과 요한 스트라우스의 멜로디가 초가을 오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시간을 거슬러 중세기 지중해 연안의 한 궁전을 연상케 하는 로젠 하우스의 나지막한 무대 위, 단조로운 피아노 선율을 타고 가냘프게 또는 풍성하게 구사해내는 조수미 씨의 초 고음과 한없는 기교가 청중을 한껏 사로잡았다.

공연 중 피아니스트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등 일반 무대 위에서는 흔치 않은 유모어로 친근감을 보이며, 프리마돈나 다운 노련한 태도를 연출해 낸 조수미씨. 앙콜 송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지아니 치치(Gianni Schicchi)의 ‘오 미오 바비노 카로(O Mio Babbino Caro)’를 부른 뒤, 끊이지 않는 박수에 푸치니의 라 론딘(La Rondine)중 ‘치 일 벨 소그노 디 도래타(Chi Il Bel Sogno Di Doretta)’ 악보를 들고 나와, “생전 처음 불러보는 노래인데,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해 보겠다.”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 곡을 부르고 싶지만 악보가 없다고 하면서 조수미 씨는 즉흥적으로 직접 피아노에 앉아 ‘그리운 금강산’을 마지막으로 불러냈다.지난 한 주 동안 유럽과 한국 공연을 하고 뉴욕으로 온 조수미 씨는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
문에, “저는 홍삼을 먹어요.”라면서, “그러나 이렇게 한 주일에 세 개의 대륙을 여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써주세요.”라며 활짝 웃는다. 내일은 다시 홍콩으로 그리고 오스트리아, 한국에서 공연이 있으며, 내년은 미국과 일본 순회공연, 이어서 싱가포르,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빠리, 벨지움 그리고 독일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있다. <노려 기자>
HSPACE=5
카라모어 오페라 디렉터 윌 크러치필드(Will Crutchfield) 씨와 객석을 향해 인사하는 조수미 씨.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