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태용 감독, 1938년작 ‘청춘의 십자로’ 링컨센터 공연 성황

2009-10-07 (수) 12:00:00
크게 작게
30년대 무성영화 현대 관객들도 감동

‘가족의 탄생’으로 2007년 대종상 감독상을 수상했던 김태용 감독(사진)은 지난해 초 한국영상자료원으로부터 이색적인 제안을 받았다.

우연히 단성사 창업주의 자택 창고에서 발견된 1938년작 ‘청춘의 십자로’를 편집해 변사극으로 꾸며달라는 것이었다. 한국 최고의 영화이자 무성영화인 ‘청춘의 십자로’ 원본 발견은 영상자료원으로서는 고고학에서 진시황의 능 발견에 비유될 만한 것이었다.


8개의 필름 캔속에 담겨 있던 필름을 보고 김 감독은 처음엔 어떻게 편집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줄거리는커녕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분간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곧 중요한 것은 내용의 올바른 전달이 아닌 근대 시대의 ‘매혹적인 상영 경험’을 복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래 된 극장의 잊혀진 풍경 속으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것, 30년대 무성영화와 현대 관객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김 감독의 목표였다.

영상자료원 영화관 개관 기념작으로 지난해 5월 선보인 이 작품은 일반 대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조선희 전 원장 재직 사업중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지난 3일 뉴욕필름페스티벌에 초청받아 링컨센터에서 공연했고 5일에는 예일대에서도 성공적으로 상영을 마쳤다.

영상원이 프로젝트를 의뢰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 내가 평소에 좀 잡다한 활동을 많이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답했지만 ‘다재다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김 감독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한 뒤, TV 영화 프로그램의 진행자, 제천음악영화제 사회 등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방송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감독은 6일 뉴욕에서 시애틀로 이동했다. 이만희 감독의 명작 ‘만추’를 원작으로 원빈을 주연으로 한 3번째 장편 준비를 위해 그곳에서 3개월간 머물 예정이다. <박원영 기자>
HSPACE=5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