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여성비엔날레 큐레이터 텐리 갤러리 브라코풀러스 디렉터
인천여성비엔날레 큐레이터였던 맨하탄 텐리 갤러리의 탈리아 브라코풀러스(Thalia Vrachopoulos) 디렉터(사진)와 한 시간의 인터뷰를 마친 후 마치 한 시간의 미술 강의를 듣고 나온 기분이 들었다. 그가 존 제이 칼리지와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브라코풀러스 디렉터는 마치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학생에게 설명하듯 어떤 질문에도 열정적이고 성의껏 답했고, 자신의 대답을 풍성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덧붙혔다.
* 여성비엔날레에 대한 총평을 큐레이터로서 한다면
-미술제는 무엇보다 참가 작가들의 수와 다양성, 작품 수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이번 대회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작가들이 이렇게 준비되고 짜임새 있는 행사는 처음이라는 말을 했다. 특히 너무나 한정된 예산을 고려한다면 기꺼이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 준 전 세계 여성 작가들에게 고마움을 전해야만 한다.
* 인천은 세계적인 미술전이 열리기에 적합한 지역이었나?
- 한인들이 더 잘 알겠지만 인천은 근대화의 문을 연 항구도시다. 가장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들이 수입된 곳이다. 여전히 그런 기운이 남아있는 활기차고 흥미로운 도시라고 생각한다. 다만 물질적인 지원을 떠나 이제는 한국에서 하는 예술 행사는 전문가들에게 좀 더 많은 재량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느낌으로는 여전히 한국에서는 예술 행사를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이 하고 있다.
* 미술 분야에서 여전히 여성 작가들의 지위는 열악하다고 생각하나
- 갤러리와 뮤지엄을 장식하고 있는 작가들의 남성과 여성 비율을 한번 보자. 과연 여성들의 실력이 뒤져서일까? 미술을 떠나 학교에서도 여전히 여자 교수의 보수가 남자 교수에 비해 적다. 진정한 남녀평등은 여전히 요원하다.
* 비엔날레 큐레이터 이전에도 뉴욕에서 대표적인 한국 미술 전문가로 알려져 있었다.
- 미술을 떠나 내가 태어난 그리스와 한국은 문화와 전통, 철학 등 통하는 것이 참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그것이다. 파슨스에서 최초로 내가 한국현대미술 강의를 개설했고 현재도 2개의 강의를 맡고 있다. 한인 미술가들의 발전과 한국 미술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꼭 필요한 강의라고 생각한다. 알겠지만 텐리에서도 좋은 한인 작가들의 전시가 계속 늘고 있다.
* 뉴욕의 젊은 한인 작가들의 수준을 평한다면
- 당연히 특출난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가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대답할 수는 없는 질문이다. 다만 10여 년 전과 비교해 정말로 뛰어난 작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 기준으로 좋은 현대 미술은 ‘얼마나 보기 좋은가’가 아니라 컨셉과 아이디어가 결정한다. 이전에도 한인 학생들과 작가들은 정말 뛰어난 테크닉을 가졌었지만, 이젠 기술을 넘어 바로 그런 컨셉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