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내 따라 한인교회 신앙생활”

2009-09-22 (화) 12:00:00
크게 작게

▶ 대만계 벤 라이·한인 샌디 양씨 부부

남가주 사랑의교회서
영어사역 프로그램 맡아

“아내 따라 나간 한인교회 10년 넘게 섬기고 있어요”


대만 출신 중국인 벤 라이(60)씨. 그의 아내는 한인 샌디 양-라이(54)씨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 끝에 지난 1979년 결혼한 이들 부부는 현재 남가주 사랑의 교회(담임목사 김승욱) 영어사역인 ‘홀리 웨이브’의 주축 멤버다.

아내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신앙을 위해 중국교회에서 이 교회로 옮긴 것은 지난 2000년. 라이씨는 “하나님 말씀을 배우기 위해 목마르던 때 아내가 이 교회로 옮기자고 권했고 이후 이 곳에서 신앙이 더욱 자라났다”며 “서로 신앙이 자랐기에 우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라이씨는 현재 남가주 사랑의 교회 홀리 웨이브 사역 아웃리치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다. 이 교회 7명의 평신도 사역원들 및 다수의 회원들과 함께 홈리스, 고아, 학대 아동들을 위한 일들을 도맡은 지도 벌써 9년째이다. 중국인이지만 한인 독거노인들을 찾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라이씨는 “한인들이 커뮤니티 아웃리치에 다소 소홀한 점이 있다”며 “우리 아이는 반 한국인이기에 나도 같은 생각을 가지며 한인 노인 및 각종 커뮤니티 아웃리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말했다.

라이씨 부부는 이외에도 현재 이 교회 1.5세·2세 영어권 타인종 커플들로부터 수많은 조언 요청을 받는다. 문화권이 달랐던 이들 부부가 30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스토리는 다른 부부들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다. 이제까지 개인상담 건수도 수백여건에 이를 정도다.

라이씨 부부는 “교회 및 주변에서 우리에게 많은 조언을 구한다”며 “전문 상담인은 아니지만 우리 부부가 살아온 이야기가 다른 부부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영어권 2세나 1.5세 부부들은 인종이 틀리더라도 자신들이 자라온 환경과 언어가 같기 때문에 타인종이라는 벽을 쉽게 넘을 수 있으나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순수 1세 부부’라 어려움이 많았다. 아내인 샌디 양씨는 “우리 둘 다 영어를 쓴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각각 대만, 한국에서 자라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극복하는 것이 버거웠다”고 회상했다.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미·중 비즈니스협의회 회장, 멕시칸 최대 축제인 ‘싱코데마요-애나하임 축제’ 회장을 맞고 있는 라이씨 부부는 크리스틴(27)과 그레이스(24) 두 딸을 두고 있다.

<이종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