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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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거대한 호수가 내 품안에”

2009-09-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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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산을 찾아서 - 가필드 봉

크레이터 레익을 언어로 표현하기엔 단어가 너무 부족하다. 짙푸른 코발트색의 물결 속에 하늘색 파스텔 칼라를 풀어놓은 듯 한 호수는 보는 지점과 각도에 따라 그 색과 조명을 달리한다.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의 반응은 각기 조금씩 다르다. 황홀한 감동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이와 침묵을 지키며 보이는 모든 것을 음미하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호수 깊이와 색깔 역사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방문객 모두의 공통점은 이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호수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일 것이다.
7,700년 전 화산 폭발로 형성된 크레이터 호수를 감싸고 있는 산 이름은 마운틴 마자마(Mt. Mazama)이다. 원래 1만2,000피트였던 마자마 산은 화산 폭발로 인해 현재의 8,900피트로 높이가 내려 앉았다. 사방이 급한 절벽으로 형성된 분화구에 눈과 빗물이 고여 호수가 형성되었으며 강물이나 시냇물 공급은 없다고 한다.
크레이터 호수 남단에 보면 위저드섬(Wizard Island)라고 명명된 조그마한 섬이 하나 있는데 이 섬을 자세히 보면 자체적으로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위저드섬에도 등산로가 마련되어 있으며 보트가 운항된다.
공원 내에서 가장 파노라믹하게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가필드 픽은 림 빌리지(Rim Village)의 크레이터 라지(Crater Lodge) 뒤쪽에서 출발한다. 등산로를 오르는 도중 조금씩 돌출된 바위 색상이 희한한데 자세히 보면 모두 용암석인 것을 알 수 있다. 등산로 중간 중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호수는 워낙 넓어 한 눈에 전부 들어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필드 픽의 정상에서는 호수의 약 90% 정도를 자세히 내려다 볼 수 있다. 북쪽으로 호수 아래에 아주 작은 섬이 하나 돌출되어 있고 회색의 뾰족 튀어나온 그 형상이 묘하다. 안내서에 의하면 이 섬이 돛을 단 유령의 배와 같다고 해서 팬텀십(Phantom Ship)이라고 불린다.
하산하는 도중에 의외로 수많은 들꽃과 식물들이 등산로 주변으로 자라고 마자마 산 주위로 드넓게 초록의 수림이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필드 봉 이외에도 호수주위로 수많은 등산로가 산재해 있다. 공원입구에서 안내서와 지도를 얻어 호수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순환 도로를 따라 스케줄에 맞는 등산로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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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중간에서 내려다 본 크레이터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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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필드 픽 등산로는 용암 바위를 따라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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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터 호수 남단에 있는 위저드섬. 이 섬을 자세히 보면 자체적으로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 Delamar Mountain

거리 3.4마일
소요시간 2시간
등반 고도 1,000피트
난이도 3(최고 5)
Season 6~9월
추천등급 5(최고 5)

■ 주의 사항

크레이터 레익 국립공원은 공식적으로 연중 오픈하지만 눈이 내리는 10월 말부터 다음해 6월초까지 북쪽 입구와 호수 순환도로는 출입 통제된다.

■ 가는 길

크레이터 레익은 오리건에 있으나 캘리포니아와 인접한곳이어서 LA 거주 한인들에게도 3박4일 정도로 연휴에 다녀올 수 있는 명소이다. LA에서 국립공원까지는 약 880마일로 15시간의 운전을 요한다. LA에서 5번Fwy로 북상하여 오리건 남단의 Medford란 소도시에서 62번Hwy를 따라 가면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가는 도중 관광도로로 지정되어 있는 로그 강(Rogue River) Driveway를 따라 펼쳐지는 오리건 시골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가슴에 다가온다.

<자료제공: 김인호 산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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